[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무선 가입자 확대와 부동산 분양 이익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대를 기록했습니다.
SK텔레콤(017670)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데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크게 줄이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KT는 10일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46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대비 205%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조2442억원으로 6.9% 늘었습니다. 상장 이후 역대 최대 매출입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무선 가입자 증가가 꼽힙니다. 지난해 KT의 무선 가입자는 289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5만3000명 늘었습니다. 무선 서비스 매출은 6조8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81.8%를 기록했습니다. 경쟁사 이탈 가입자 흡수와 중저가 요금제 강화, 온라인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상품·유통·요금을 차별화한 효과입니다.
일회성 수익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강북본부 부지 개발 이후 서울 광진구 롯데이스트폴 아파트 분양 이익이 지난해 1~3분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인력 구조조정 효과가 더해졌습니다. 지난해 KT의 연결 기준 인건비는 4조5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습니다. KT는 2024년 말 KT넷코어, KTP&M 등 기술 전문 자회사 설립과 희망퇴직을 통해 본체 인력의 약 20%를 감축한 바 있습니다.
다만 회사는 분양이익과 구조조정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본업 체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KT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인력 구조 혁신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광진구 개발 분양 이익을 제외해도, 지난해 별도·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서비스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저수익 사업 합리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통신 사업과 인공지능(AI)·IT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기업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습니다. 특히 KT는 별도 자회사로 분리한 KT클라우드를 포함할 경우 기업서비스 부문 성장률은 더 높다고 자신했습니다. KT는 "KT클라우드 매출을 합칠 경우 전년 대비 6% 정도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전체 시장 사이즈에서 6% 성장은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KT클라우드가 전년 대비 27.4%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고성장세는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윤영 전 KT 사장이 지난해 12월16일 면접 후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KT는 올해도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회사는 AI 전환(AX)을 모든 산업에서 필수 요소로 보고 현재의 성장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박윤영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기업간거래(B2B) 경험을 갖춘 만큼, 지금의 전략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세부 전술에서 CEO의 철학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KT는 지난해 해킹 사고로 훼손된 고객 신뢰 회복에도 나섭니다. KT는 침해 사고를 계기로 CEO 직속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고, 보안 조직과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위약금 면제 등 고객 혜택과 관련된 비용 처리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KT는 지난해 말 고객 보답 패키지를 발표할 때 4500억원 수준의 비용이 투입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KT는 이에 대해 "이 4500억원이 모두 비용으로 인식되지는 않을 것이며 가입자가 얼마나 이 혜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연간 규모로 보면 (위약금 해지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고객이 순증했고, 이 가입자 기반이 올해 무선 매출을 만들어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무선 사업의 고속 성장은 쉽지 않은 만큼, 판매비·유통 혁신과 맞춤형 오퍼링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