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른바 '대포폰' 근절을 위해 정부가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부터 유통 현장 혼란, 알뜰폰 사업자 타격까지 잡음이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3일부터 이동통신3사와 알뜰폰 전반에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절차가 전면 의무화됩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일부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해왔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 개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제시한 신분증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생체 인증 절차가 추가됩니다. 정부는 위조 신분증이나 명의 대여를 통한 불법 개통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등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안면인증 의무화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개인정보보호법상 자유로운 동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휴대전화 가입을 위해 민감정보인 얼굴정보 제공을 강제하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사진=뉴시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현장에서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잦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용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대리점 QR코드를 촬영한 뒤 이동통신3사 패스(PASS) 앱이나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인증을 진행하는 방식인데, 인식 실패나 인증 지연이 반복되면서 개통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비대면 개통이 주를 이루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부담이 큽니다. 온라인 개통 과정에서 인증 오류가 발생할 경우 고객 응대가 지연되고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유통업계 역시 영업 현장에서 고객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신사들 또한 난처한 상황입니다. 번호이동 경쟁 과정에서 유연하게 이뤄지던 개통 전략이 제약을 받게 되면서 영업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준비 기간과 기술 안정성 확보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보이스피싱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개인정보 보호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정책 시행을 앞두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