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한 이재명정부의 지난 9개월은 '정상화의 시간'으로 기록됩니다. 정권 교체 이후 외교 참사는 '실용 외교'로 정상화됐고, 무너진 경제는 '코스피 5000'을 통해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정부는 이제 정권의 운명을 걸고 '부동산 정상화'라는 승부수까지 던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휴 기간 '7차례'…이 대통령 '부동산 올인'
이재명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7차례나 부동산 메시지를 냈습니다. 마지막 연휴인 18일에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주권정부는 세제, 규제, 금융 등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다주택 보유에 주어진 특혜를 철저히 회수하고, 다주택에 상응하는 책임과 부담을 엄정하게 부과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정부가 역대 정부에서 풀어내지 못한 '비정상의 정상화'도 시도하는 모양새인데요.
이재명정부는 출범 직후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을 강화하고 다주택 주담대 금지 등 수요 억제 정책인 6·27 대책과 전반적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안인 10·15 대책 등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되지 않았고,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발신하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등 진보 정권에서 반복된 부동산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집권 초 국정 동력을 활용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겁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X에 연달아 4건의 글을 올리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경고와 임대사업자 정조준까지, 직접 부동산 정책의 의제를 직접 이끌었습니다.
부동산과의 전쟁은 설 연휴에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13일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이 이 좋은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는 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의미한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습니다. 그러면서 "만년 저평가 주식시장의 정상화, 경제와 정의로운 사회질서 회복 등 모든 것들이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가는 이 나라가 오로지 부동산에서만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역주행을 계속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대통령의 부동산 겁박'이라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끌어오며 "집은 투자·투기용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그 반대의 선택은 손실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다주택 팔라' 날 세우더니…"강요 아냐" 이 대통령 돌연 SNS">라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여전히 부동산 투기 부추기며 나라를 망국적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으로 밀어 넣는 일부 세력과 집단들도 이제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고 직격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전면전'은 야당과의 설전으로 확대됐습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선동에 매진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직격했고, 이 대통령은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설 당일인 지난 17일 '소원성취'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재차 되새겼습니다. 그는 "저는 대통령이 되려고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가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든, 성장·발전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고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용외교와 코스피 5000시대…비정상의 '정상화'
12·3 비상계엄의 심판을 하루 앞두고 이 대통령은 별도의 일정 없이 집권 2년 차 정국 구상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재명정부는 그간 내란 청산을 통한 '진정한 통합'을 설파했는데요.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 1심 선고가 마무리되고 나면 집권 2년 차 드라이브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6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그간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고 자평합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타국 대통령이 한국에 있는 상황에서 군이 움직였고, 대한민국의 국격은 다시 40년 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보름도 안 돼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이후 지난 10월에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실용 외교를 기틀로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를 정립했습니다.
특히 계엄으로 흔들렸던 경제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코스피 5000'을 돌파하며 일찍이 대선 공약까지 달성했습니다. 또 불통과 계엄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를 마무리 짓고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열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청와대 브리핑부터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는 물론 업무보고까지 생중계하며 국민 소통의 폭도 넓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