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전쟁 시작됐다"…동전주, 생존 건 가격 게임

거래소, 실질심사 강화 금융위 개편 따라 상장 유지 기준 상향
"상장 유지 기대와 퇴출 우려 공존…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입력 : 2026-02-19 오후 4:58:4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기준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코스닥 시장이 '1000원 방어선'을 둘러싼 가격 경쟁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동전주 종목들은 상장 유지 기대와 퇴출 우려가 교차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제도 변화가 누적된 부실기업 정리를 촉진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가격 중심의 생존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9일 시장에서는 동전주 퇴출 이슈 파장이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루(043200)는 973원에서 1014원으로 상승하며 기준선을 회복했고 조아제약(034940) 역시 981원에서 1006원으로 올라 동전주 구간에서 벗어났습니다. 반면 해성옵틱스(076610)는 1025원에서 948원으로 하락하며 다시 동전주 구간으로 내려오면서 가격 방어선을 둘러싼 등락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대표적인 동전주로 꼽히던 SK증권(001510)상상인증권(001290)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기 자금이 몰리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맞물리며 가격 중심의 단기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동전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가격 불안은 초소형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코스닥 초소형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났습니다. 모아라이프플러스(142760)(-21.76%)와 인베니아(079950)(-21.61%), 엠젠솔루션(032790)(-19.62%), 모아데이타(288980)(-15.47%)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케스피온(079190)(-11.26%)과 판타지오(032800)(-11.34%) 등 시가총액 100억원대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전반에도 과열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장중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 조치(사이드카)가 발동되며 급격한 매수세를 진정시켰습니다.
 
시장 변화의 배경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이슈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실질심사 개선 방안을 이날 발표했습니다. 지배주주가 동일한 기업에서 동시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통합 심사를 진행하고 개선기간을 단축하는 등 퇴출 절차를 신속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지난 11일 상장폐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자본잠식 요건 강화까지 더해지면서 상장 유지 문턱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상장 유지 여부가 실적보다 가격 수준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동전주 구간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가격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관측입니다.
 
동전주 증가는 그동안 상장폐지 요건 완화로 퇴출이 지연된 구조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코스닥 동전주는 2021년 57개에서 2024년 191개로 늘었고 정책 발표 직전 기준으로도 160여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누적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가격 중심 경쟁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이익 기대를 감안하면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정부 정책 모멘텀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장 유지 기준이 높아지면서 동전주를 둘러싼 가격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원활한 상장폐지는 시장 체질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동전주들의 상장폐지 회피 기대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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