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레딧시그널)대한항공, 아시아나 품고 '메가 캐리어' 시험대

압도적 시장지배력…8년간 연평균 15대 도입
대규모 기단 교체 속 재무 완충력 '시험대'

입력 : 2026-03-03 오후 2:55:2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일 14:5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을 품고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 대한항공은 연말 최종 합병을 목표로 조직 융합과 노선 효율화 등 거대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통합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기회인 동시에, 천문학적인 기재 투자 비용과 통합 비용을 감당하며 재무건전성을 지켜내야 하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기도 하다. 이같이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업계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효과적인 시너지를 내며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1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 이후, 양사의 통합(PMI) 작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올해 말로 예정된 최종 합병이 성사되면 자회사인 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군까지 아우르는 연 매출 20조원 이상의 초대형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은 압도적인 수준으로 격상됐다. LCC 자회사를 포함한 국내 공항 국제선 점유율은 약 45%에 달하며, 운영 기단은 연결 기준 약 300대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미주와 구주 등 장거리 노선 비중이 50% 내외를 차지하는 사업 구조는 타 항공사 대비 확고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합이 단순한 덩치 키우기를 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질적 성장을 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복 노선의 효율적 재배치, 정비(MRO) 내재화, 구매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이 주요 시너지 창출 포인트다. 또 글로벌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Sky Team)' 내 지위 강화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운영을 통해 네트워크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재무 측면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8조 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1%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시작한 효과다.
 
다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조업비와 정비비 상승, 합병 축하금 및 화물사업 매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9587억원을 기록했다. 화물 부문 역시 엔데믹 이후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전용기 사업 매각이 완료되면서 과거의 폭발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주 등 주력 노선의 여객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신규 항공기 도입 지연에 따른 공급 제한이 오히려 높은 운임 수준(Yield)을 유지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직후 대한항공의 재무 지표는 일시적으로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2023년 말 대비 부채비율은 332.6%로 상승했으며, 총차입금 역시 21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2020년 팬데믹 당시 부채비율이 660.6%에 달했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수치다.
 
관건은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과 집행이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15대 이상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며, 엔진 정비 공장 설립과 해외 항공사 지분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설비투자(CAPEX) 규모만 이미 3조원에 육박한다.
 
다행히 현금동원 능력은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6조 4000억원으로, 5조 3000억원 규모의 단기성 차입금을 상회하고 있다. 연간 3조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능력을 고려할 때, 외부 차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현금흐름으로 상당 부분 대응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국 경쟁 당국이 부과한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및 운수권 조정, 운임 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는 단기적인 수익성 제약 요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작업과 IT 시스템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무형의 통합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이 개별 생존을 넘어 글로벌 거대 항공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다만 통합 초기 발생하는 일회성 인건비와 시스템 통합 비용, 각국 경쟁당국의 시정조치에 따른 영업 제약 등은 단기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결국 올해 예정된 최종 합병 전까지 중복 노선을 얼마나 정교하게 효율화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비용 구조를 조기에 개선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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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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