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1조 벌고 1300명 줄였다

현장 인력 감소 속 조직 구조 변화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속 성과 이견

입력 : 2026-03-04 오후 5:05:58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대우증권과 합병한 이후 10년 동안 자기자본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순이익을 1조원대로 키웠지만 같은 기간 직원 수는 1300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적과 외형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영업 현장 인력과 점포는 줄고 임원 수는 늘면서 '성과는 위로 쌓이고 부담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4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미래에셋증권 노동조합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총 임직원 수는 2016년 합병 당시 4818명에서 2025년 3446명으로 감소했습니다. 10년 사이 약 1372명이 줄어 전체 인력의 약 28%가 감소한 수준입니다. 정규직 감소 폭은 더 컸습니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4063명에서 2721명으로 1342명 줄어 약 33% 감소했습니다. 비정규직도 755명에서 631명으로 줄었습니다. 합병 이후 회사가 대형사로 성장하는 동안 고용 기반은 오히려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같은 기간 임원 숫자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합병 당시 201명이던 임원은 2025년 373명으로 늘었습니다. 172명 증가로 증가율은 약 86%입니다. 직원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임원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가팔랐다는 의미입니다. 현장에서는 인력은 줄이고 의사결정 라인은 두꺼워졌다는 말이 나옵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임원 수 증가에 대해 "회사 성장 과정에서 성과 기반 승진과 포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직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합병 직후 임원 비중은 대우증권 출신이 54%, 미래에셋 출신이 46%였지만 현재는 미래에셋 출신이 52%로 늘어난 반면 대우 출신은 32%로 줄었습니다. 합병 이후 입사한 인력도 약 16%를 차지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직의 중심축이 대우 출신에서 미래에셋 출신으로 이동한 모습입니다.
 
영업 조직 구조 역시 크게 달라졌습니다. 국내 지점 수는 2016년 168개에서 2025년 59개로 109개 줄어 약 65% 감소했습니다. 반면 본사 팀은 177개에서 210개로 늘었고 해외 법인과 사무소도 16개에서 21개로 증가했습니다. 오프라인 점포 중심이던 조직이 본사와 해외 중심 구조로 이동한 셈입니다.
 
회사 측은 영업 환경 변화와 세대교체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 감소라는 입장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합병 직후 구 대우증권 출신 직원들이 이직을 선택한 사례가 있었고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이어지며 자연 감소가 발생했다"며 "모바일 거래 확대 등 디지털 전환으로 영업 환경이 바뀌면서 인력 구조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20·30~40대 초반은 지점 방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 영업의 역할이 줄어든 만큼 인력 구조 변화는 불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디지털'이 만능 면죄부처럼 쓰인다는 반발도 나옵니다. 점포 축소가 인력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노동 강도 강화로 연결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회사 성과가 확대된 시기에도 채용이 늘지 않았다면 효율화의 과실이 내부 구성원보다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먼저 돌아간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으로 지점 인력이 줄어드는 흐름 자체는 낯설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감축의 무게가 어디에 실렸는지가 논쟁의 핵심이라는 평가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지점 인력은 줄고 본사 조직은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직원 감소 폭이 큰 상황에서 임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 내부에서 조직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용과 조직 구조가 변화하는 사이 회사 실적은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은 2016년 6조7000억원에서 2025년 12조9000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16년 157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25년(3분기 누적 기준) 1조79억원으로 늘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0.31%에서 10%대로 상승했습니다.
 
성장 흐름도 비교적 뚜렷합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5000억원대, 2019년 6000억원대, 2021년 1조원대로 확대됐습니다. 실적 변동 구간이 있었음에도 자본 규모는 6조원대에서 12조원대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고객자산 역시 빠르게 늘며 6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성과의 배분 구조입니다. 노동조합은 직원 감소로 비용이 줄어든 가운데 회사 수익이 확대됐고, 이 수익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대주주 지분과 지배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주장합니다.
 
미래에셋증권 노조 관계자는 "합병 이후 회사 외형과 실적은 크게 성장했지만 고용은 줄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합병 10년의 성과가 대주주와 종업원 가운데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주환원 확대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 흐름 속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출처=미래에셋증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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