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국 평균 9.16%, 서울은 18.67% 상승이다. 강남3구와 이른바 한강변 지역은 20%를 웃돈다. 수치만 보면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뒤늦게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공시가격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세금과 복지, 그리고 삶의 조건을 좌우하는 기준이다. 이 변화가 누구에게 어떤 부담으로 돌아가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보유세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동시에 오른다. 일부 고가 아파트의 경우 1년 새 세금이 50% 넘게 늘어나고, 1000만원 이상 증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집값이 올랐으니 세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공시가격 상승은 세금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 상속세와 증여세, 기초연금 수급 기준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부담만 늘어나는 구조다. 특히 은퇴 이후 집 한 채에 의존하는 고령층에게는 더욱 그렇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은 정책의 의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의 세금 강화 정책을 경험한 시장에서는 ‘버티기’가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세금을 감수하고도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남아 있는 한, 세금만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부담의 전가다. 보유세가 늘어나면 집주인은 그 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하려 한다. 전세와 월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책이 겨냥한 대상이 아닌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구조다.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일부 지역 규제 완화와 세금 강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은 일관된 메시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대 심리가 왜곡된다.
해법은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하고, 소득과 무관하게 부과되는 부담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고령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는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임대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세금만으로 시장을 조정하려는 접근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세금은 강력한 정책 수단이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그것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또 다른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기대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금 자체가 아니라, 정책이 시장에 전달하는 방향성이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