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14명의 사망자를 낸 참사로 기록된 가운데 해당 공장의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매년 3000건 안팎으로 이어지며 전체 건축물 화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샌드위치 패널로 발생한 화재는 2890건으로 건축 구조물에서 발생한 화재 2만4378건 중 약 11.9%를 차지했습니다. 샌드위치 패널 화재는 △2020년 3308건 △2021년 3118건 △2022년 3371건 △2023년 3003건 △2024년 2886건으로 소폭 감소하고 있지만 3000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우레탄 단열재를 넣은 조립식 벽·지붕 자재로, 화재 시 불길을 키워 대형 참사의 피해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2020년 경기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 2024년 아리셀 공장 화재에서도 샌드위치 패널이 화염과 유독가스를 급속 확산시킨 주범으로 지목됐습니다.
문제가 반복되자 정부는 2021년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해 샌드위치 패널 등 복합자재 사용 시 ‘준불연’ 이상 자재를 의무화했습니다. 다만 제도 시행 이전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이 어려워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규제 강화 이후에도 연간 3000건 안팎의 화재가 발생하는 배경입니다.
지난 20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공장 역시 외벽에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됐습니다. 해당 건물은 이번 화재로 전소됐고, 일부가 붕괴됐습니다. 다만 이 공장의 샌드위치 패널은 1시간가량 내화 성능을 갖춘 난연 2급을 사용해 과거 스티로폼 구조보다는 개선된 형태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는 불법 증축과 나트륨, 기름때와 유증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지목됩니다. 나트륨을 취급하는 건물 특성상 물로 진화 시 폭발 위험성이 있어 소방 당국의 초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망자 9명이 발견된 2층 휴게실 복층 공간은 도면에 기록되지 않은 불법 증축된 공간입니다.
특히 난연 2급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음에도 화재로 인해 공장 중앙부가 내려앉는 형태로 붕괴되면서 진화 및 구조에 어려움을 더했습니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화재 당일인 20일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로 인한 열변형과 건물 손상으로 구조 활동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내부 진입이 제한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은 자재가 붕괴와 화재 확산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정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는 소급 적용이 어려운 만큼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현재 난연 2급보다 화재에 강한 준불연 이상이 의무지만, 그 전(2021년)에 지어진 건물들은 취약한 상황"이라며 "난연 2급은 불꽃이 튀었을 때 착화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타들어 가지 않는 정도지 화염에 강하게 노출됐을 땐 다 타는 데다 유독물질도 많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급 적용해서 더 강화된 재료로 다 바꾸라는 것은 건물을 새로 지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과거 복합 패널로 지어진 건물이라면 훨씬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화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 불법 증개축 문제 등 건축물 안전관리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설 방침입니다.
지난 22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