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2027년 평양에서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개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습니다. 7년 전 추진됐다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무산됐던 구상이 세계전기차협의회 50여 개국의 만장일치 재승인을 발판으로 다시 추진된 것입니다. 현대차·기아와 테슬라, 비야디(BYD)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을 평양 거리에서 달리게 하겠다는 이 계획은 전기차를 매개로 남북 간 ‘그린 데탕트(환경+긴장 완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동북아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 거점을 평양에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25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열린 '2027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PIEVE)' 추진 라운드테이블. (사진=표진수기자)
‘2027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PIEVE) 추진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제13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기간 중인 25일 제주신화월드 랜딩볼룸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정치적 선언을 배제하고 정책·기술 중심의 전문가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민간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회장은 “지난 24일 제11차 총회에서 50여 개국 대표들의 만장일치로 재승인을 받아 2027년 하반기 평양 엑스포를 반드시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한에 개최 협조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테슬라, 현대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BMW, 폭스바겐, 비야디(BYD), 빈패스트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충전 인프라·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주최 측은 이 엑스포를 전기차, 배터리, 충전 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종합 산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평양을 동북아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 거점으로 구축한다는 구상입니다.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전기차 엑스포가 ‘그린 데탕트’를 실현할 현실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교수는 “북한은 화성거리 마두산 브랜드 전기차 판매, 택시 전동화 시도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평양 엑스포가 열려 전기차가 화성거리에서 원산 갈마 해양관광지구까지 연결된다면 북한으로서도 자국 개발 성과를 국제사회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분석했습니다.
황우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행사는 2027년 9월 열흘간 평양 과학기술전람관을 중심으로 원산 갈마지구, 삼지연시에서 분산 개최됩니다. 평양에서는 개막식·전시·시승을, 원산 갈마지구에서는 학술 세미나와 기업 발표를, 완전 전전화 도시인 삼지연시에서는 에너지 자립 사이트 투어와 사업화 세미나를 각각 진행합니다. 총 예산 115억원은 참가 기업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으로 조달하고, 관람객은 10만명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북한도 2030년까지 탄소 16.4% 감축 목표를 국가 차원에서 선언한 만큼 남북한은 한반도 탄소 중립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만성적 에너지 부족 해소에도 전기차 협력이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