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단독)유진기업, '원스톱 영업' P팀 해체…불황 속 효율성 한계 직면

2024년 출범한 통합 영업 조직 1년여 만에 해체
레미콘 출하 감소·이익 급감…중앙 영업 효율성 한계
비용 부담 속 슬림화 전환 평가

입력 : 2026-03-27 오후 3:03:12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7일 15: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국내 레미콘 업계 상위 업체인 유진기업(023410)이 건자재 유통 역량 강화를 내세워 2024년 9월 신설한 통합 프로큐어먼트(P)팀을 1년여 만에 해체하고, 해당 인력을 각 지역 레미콘 공장 단위로 재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 경기 둔화로 레미콘 출하가 감소하면서 본사 중심 통합 영업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중앙 조직을 축소하는 대신 공장·현장 중심 체제로 무게추를 옮긴 셈이다.
 
유진기업 천안공장 전경 (사진=유진기업)
 
연초 P팀 해체…중앙 조직 인력 지역 공장으로 재배치
 
27일 유진기업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회사는 연초 통합 프로큐어먼트(P)팀(레미콘+건자재 통합 영업)을 해체하고, 중앙 조직으로 운영되던 인력을 각 지역 레미콘 공장 단위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 재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연초 P팀 소속 일부 인력이 각 사업장으로 흡수되는 형태의 인사이동이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온다.
 
P팀은 지난 2024년 9월 레미콘과 건자재 영업을 통합해 공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레미콘뿐 아니라 철근, 내외장재 등 건자재를 함께 묶어 제공하며 영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본사 중심의 통합 관리 체계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건설 경기 둔화로 레미콘 출하가 줄고 현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이 같은 중앙 집중형 영업 방식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물량 감소 국면에서는 본사 중심 영업보다 지역 공장과 현장 단위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더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유진기업이 중앙 중심 영업 체계를 유지하기보다, 각 지역 단위로 영업과 조달 기능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건설 경기 침체와 수익성 부담이 맞물리며 운영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P팀 운영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건자재 매출 확대를 목표로 수도권 전역에 인력을 배치했지만, 실제로는 레미콘 출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기대했던 영업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 영업 역시 시장 침체 국면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기존 '발로 뛰는 영업'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건자재와 레미콘을 결합한 영업 방식이 매출 확대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수요 감소 국면에서는 비용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판관비 증가와 맞물리며 전반적인 수익 구조에 부담이 가중됐고, 이 같은 요인이 이번 조직 재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레미콘 이익 86% 급락…'기타부문'이 전사 손익 방어
 
유진기업의 사업 부문별 실적도 조직 재편 배경을 뒷받침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레미콘 등 제조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7억원 수준으로 전년(408억원) 대비 86% 급감했다. 물류사업부문 역시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10억원 수준으로 45% 줄었고, 전체 사업부문 합계 영업이익도 552억원에서 325억원으로 41% 감소하며 전반적인 실적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주력 사업인 레미콘 부문의 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건설 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줄어든 가운데 고정비 성격의 비용이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건자재와의 결합을 통한 매출 확대 전략 역시 시장 위축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매출 감소와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반면 판관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매출은 2023년 1조 4734억원에서 2025년 1조 3326억원으로 줄었고, 매출총이익도 1990억원에서 1692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판관비는 1146억원에서 1368억원으로 약 220억원 늘며 매출 대비 비중도 7.8%에서 10.3%로 상승했다. 이익은 줄고 영업 유지 비용은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판관비 증가는 영업 인력 확대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급여는 2024년 534억원에서 2025년 662억원으로 128억원 늘었고, 퇴직급여와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인건비성 비용 증가 폭은 140억원 수준이다. 반면 지급수수료는 감소해 외주보다 내부 인력 중심으로 운영 방식이 바뀐 흐름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부담이 누적되며 중앙 중심 영업 방식의 효율성에 대한 재검토로 이어졌고, 이번 조직 재편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연초 조직 개편이 있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조직 운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통합 프로큐어먼트(P)팀 등 내부 조직 운영과 관련된 사항은 외부에 밝히기 어렵다"며 "건자재 유통과 원스톱 영업 전략은 P팀 신설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사업으로, 특정 조직의 변화가 곧 전략 수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건설 경기 침체에 대응해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인력 감축을 수반한 조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재편을 단순한 구조 축소가 아니라, 비용 효율화를 위한 '슬림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중앙 조직을 축소하고 현장 중심으로 영업 체계를 재편하는 동시에, 본사 조직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 역량 강화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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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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