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터치)범현대家, 지수상승 주역→'애물단지' 전락

입력 : 2011-06-08 오후 5:21:45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범(凡)현대가 관련주들이 시장 상승의 주역에서 한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36포인트(0.78%) 급락한 2083.35에 장을 마치며 닷새째 주저 앉았다. 우연의 일치일까. 지수를 끌어내린 종목군 곳곳에 현대·현대차·현대중공업그룹이 포진돼 있었다.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3% 넘는 낙폭을 보이며 전 업종 중 가장 두드러진 하락세로 마감, 대장주격인 현대건설(000720)이 6% 이상 밀린 것과 맥을 같이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와의 인수·합병(M&A)설이 부각되며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009540) 주가 역시 M&A 이슈로 인해 위협받았다. 전일 대비 2만7500원(5.57%) 떨어진 46만6000원에 거래되며 사흘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하이닉스(000660)와의 인수설이 다시금 불거지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 현대중공업과 하이닉스 측에서 인수설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주가는 방향을 틀지 않았다.
 
같은 날 현대차(005380)도 노사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열흘째 이어진 기관 매도공세에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까지 가세해 매물을 내놨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금 인상안과 정년 연장안 등의 협상에 돌입했다. 다음주 본격적인 논의를 앞둔 가운데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복수노조 허용 등에서 입장차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걸림돌이었다.
 
이같은 행보에 시장에선 '주가가 내리려니 웬만한 재료는 다 악재로 치부되는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악재에 민감한 현 장세가 아니라면 크게 실효성 있는 이슈가 아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건설업종에 대해 "현대건설 M&A설을 빼면 특별히 주가를 끌어내릴 만한 이유가 없었다"며 "하반기 수주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데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올해 실적을 이날 보수적으로 발표한 것도 주가에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대건설 측이 시장의 기대심리를 낮춘 상태에서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공개하기 위한 포석인 바,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현대건설이 밝힌 예상 매출액은 11조5000억원으로, 당초 12조원을 웃돌 것으로 점친 시장 눈높이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으나 펀더멘털(내재가치)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M&A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뉘앙스가 시장에서 좋아할 만한 답변은 아니었다"며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자금 조달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부담요인이었다"고 풀이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일본 내 경쟁업체들의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소식에 더해 최근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잇단 악재로 작용했다"면서도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투심이 다시금 자동차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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