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 효과' 먹구름.."3분기도 어렵다"

"휴대폰 '적자지속'..믿었던 가전마저 복병"

입력 : 2011-07-11 오후 3:29:22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전자(066570)가 오는 27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뜻밖의 역풍을 맞았다.
 
관심을 모았던 핸드셋(MC) 부문의 흑자전환은 고사하고, 믿었던 가전 사업마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2분기 '구본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초 "휴대폰 사업의 2분기 턴어라운드가 불가능함은 물론, 텔레비전(TV) 부문도 재고가 많아 어렵다"고 밝혀 일찌감치 험난한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LG전자의 실적에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고도 볼 수 있는 가전 사업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흔들리는 양상을 띠었다.
 
삼성전자(005930)가 에어컨 등 가전 부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이자 양사 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
 
더불어 LG전자의 전체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과거처럼 가전에 쏟아부을 체력이 여의치 않은 탓도 있다.
 
LG전자는 지난주 출시한 옵티머스3D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앞세워 연내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M/S)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주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인 가전 사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휴대폰의 선전이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LG전자, 2분기 영업익 1000억도 안돼(?)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0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3.7% 증가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496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0.61%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74.61% 줄어든 213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상 실적은 기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뿐더러,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휴대폰 부문의 수익 회복 지연에 더해 가전·에어컨 매출 부진 등이 2분기 실망스런 성적의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8000억원과 1372억원으로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 턴어라운드 지연 속에 가전과 에어컨 등의 수익성 악화가 전사 실적 부진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전과 에어컨의 경우 성수기임에도 불구, 원자재가 상승과 마케팅비용과 신사업 관련 투자 증가로 실적이 미진할 것으로 추정됐다.
 
백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에서 새로운 옵티머스 시리즈의 미주, 구주 런칭에 따른 마케팅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략폰들의 시장 반응 또한 기대보다 약했다"며 "2분기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7.3% 증가한 14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5.9% 감소한 969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믿고있던 가전 사업에서 가격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기존 3.8%에서 1.5%까지 하락한 점이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기대했던 휴대폰 사업의 턴어라운드는 4분기 중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연말 '적자전환'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이렇듯 LG전자의 2분기 성적 부진이 예견된 가운데, 오는 3, 4분기 실적마저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2분기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었던 가전 사업의 회복 여부가 관건인데, 3분기 성수기 진입에 따른 개선이 점쳐지고 있지만 가전 부문의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점은 여전한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에 진입하면 정보기술(IT)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돼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TV 부문의 수요 부진 우려가 여전하고, 가전도 경쟁사 출혈경쟁이 지속되면 수익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하향 조정된 2분기 실적보다 하반기 어닝 창출력이 더욱 약화될 공산이 크다"며 "체력이 떨어진 단말과 가전 사업으로 인해 연말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사업의 경우 에어컨 판매가 전년 대비 120%가량 신장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실적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휴대폰 부문도 옵티머스3D 매출이 올 3분기, LTE 스마트폰 매출이 4분기에 각각 반영되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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