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따라 서비스 차별 당연" VS "폭넓은 서비스 제공해야"

中企 지원 서비스 지원 놓고 은행·전문가 의견 엇갈려

입력 : 2012-07-04 오후 4:57:1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세밀한 지원 서비스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가업승계 컨설팅에서부터 스마트폰을 통한 멀티미디어 지식정보 제공까지 지원 서비스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가 우량 중소기업에 한정돼 중소기업 업계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국민·우리銀, 우수 중소기업 CEO 대상 서비스 제공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3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거래기업 중 가업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중소기업 CEO 와 후계자 100 여명을 초청해 '우수기업CEO초청 가업승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업승계 이슈가 중소기업에도 당면과제인데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고객중심의 중장기적 수익모델 창출(Win-Win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KB국민은행은 2009년부터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통해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업승계지원 전담반을 운영하며 'KB Wise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 Wise 컨설팅은 우수거래 기업에게 효과적인 가업승계를 위해 회계사, 세무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해당기업에 약 1주일 가량 상주하며 체계적인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KB국민은행은 이 세미나를 오는 7월11일 부산 롯데 호텔에서도 개최할 예정이다.
 
민병덕 은행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성패가 중소기업에 달려 있으며, 성공적인 가업승계야말로 명품장수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국민은행은 우수 중소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우량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 전용사이트와 스마트 폰을 통한 멀티미디어 지식정보 제공 서비스인 '우리 와이즈(Woori WISE)'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삼성경제연구소와 손잡고 경제, 경영부문은 물론 인문학·감성·웰빙 등 많은 지식을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지식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이동이 많고 일정이 빠듯한 CEO의 특성을 고려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 제공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은 우리은행이 올해 초 선정한 '우리 베스트 멤버스' 등 500개 업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Woori WISE 지식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발전과 성공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 파트너로서의 우리은행 이미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서비스 제공 대상 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C銀, 위안화표시 무역거래 수수료 연말까지 전액 면제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지난 2일 중소기업을 포함해 국내 기업고객의 위안화(RMB) 표시 무역거래에 대해 오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전액 면제키로 했다.
 
위안화 표시 무역거래 관련 환전 시 환율도 70% 우대할 예정이다.
 
SC은행은 중국과 교역이 잦은 국내 기업들의 위안화 무역거래가 활발해질 것을 감안해 그동안 SC은행이 진행해온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게 됐다.
 
SC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면제를 통해 중국에 물품을 납품하고 수출대전을 신용장 방식과 사전·사후송금방식으로 회수하는 국내 수출업체와 중국으로부터 완제품과 원자재를 수입해 내수 공급·가공 수출하는 수입업체 등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빈번한 무역결제에 따른 은행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시중銀, 우량 中企에 지원 서비스 편중..中企별 정보 양극화 존재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에 대해 중소기업 업계 전반에 걸친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가 일부 우량 중소기업에 편중돼 있어 중소기업별 정보의 양극화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은행도 수익을 아예 생각 안할 수 없기 때문에 영업적인 측면에서의 부가 서비스 제공이 비즈니스적으로 맞다"면서도 "이런 부가 서비스로 인해 우량·비우량 중소기업간 정보의 양극화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은행들은 중소기업 고객을 은행과의 거래 범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거래 범위에 따라 서비스 제공의 범위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며 "은행업종뿐만 아니라 옥션, SK텔레콤 등 전업종이 등급에 따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차이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우량 중소기업의 경우엔 부가적인 지원 서비스보다는 대출 실행의 신속성이나 대출금리 인하 등 해당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우량 고객들이 은행에게 바라는 것은 럭셔리한 이벤트가 아니다"며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할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 심사를 단축하고, 대출금리를 인하해주는 등 직접금융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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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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