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 상반기 부진 딛고 하반기 '맑음'

입력 : 2012-08-21 오전 11:33:26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지난 상반기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던 제약업계가 하반기에는 반전의 기회를 찾을 전망이다. 
 
약가 인하제 실시로 인해 실적이 급락했지만, 점차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약업계 상반기 실적 침체..일괄 약가 인하제 '탓'
 
신영증권이 지난 달 기준 상반기 7개사(셀트리온(068270),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동아제약(000640), LG생명과학(068870), 대웅제약(069620), 종근당(001630))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합산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5% 감소한 973억원을 기록했다.
 
7개사의 합산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한 1조690억원을 기록했다.
 
7개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녹십자만이 두 자리수(24%)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2136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도 매출액 770억으로 12.2% 늘었고,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0.7% 감소에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녹십자가 혈액제제의 원가 개선, 수익성이 높은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판단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2공장 가동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등 대부분의 대형제약사들은 영업부진을 면치 못했다.
 
동아제약의 경우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이 무려 54.7% 감소한 135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부진은 지난 4월1일 일괄적인 약가 인하제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괄약가 인하 실시'로 인해 상위제약사 매출 성장률이 0.7%에 그쳤고, 제약시장은 7.4%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실적 점차 '호조세'
 
이에 반해 올 하반기 제약업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확보 및 마케팅 비용 조절 등을 통해 제약업계의 부진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정부의 건보재정 안정화 정책은 약가 인하 일변도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김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가장 부진한 편이었던 동아제약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면서 하반기 회복을 낙관했다.
 
김 연구원은 동아제약이 미국 임상 과제의 개발 진전에 따른 파이프라인 가치 부각이 기대되고 박카스와 같은 자체 개발 신약의 매출 호조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기저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하반기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업계가 올해 2분기 실적이 최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R&D·수출·기술이전 등이 실적 호조의 '원동력'
 
하반기 실적 개선은 R&D·수출·기술이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승호 연구원은 속도 및 수준에 따라 종목별로도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R&D·수출·M&A 기반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녹십자를 중장기 관점에서 제약업종 최선호주로, 대형 신약을 도입하고 신약 원료의약품 위탁 생산을 통한 하반기와 2013년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유한양행을 차선호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또 2년간의 내수 실적 악화에서 탈피해 처방 패턴변화에 따른 내수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호전주로 한미약품을 추천했다.
 
김민정 KTB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 실적주로 녹십자를 지목했다. ▲R&D와 EBITDA 창출능력이 가장 뛰어나고 ▲규제 리스크에 민감한 ETC(재고일수 고려한 출하개념) 사업부 매출비중이 14%로 낮으며 ▲혈액제제와 독감백신을 두 축으로 한 수출부문 실적 가시성과 잠재력이 가장 높은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제약업계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사 위주로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신약개발(동아제약(000640), LG생명과학(068870), 부광약품(003000), 씨티씨바이오(060590))·기술 수출(한미약품(128940), 녹십자(006280))·글로벌 B2B 계약(한미약품(128940), 씨젠(096530), 메디톡스(086900), 씨티씨바이오(060590))등을 하반기 실적 호조의 동력으로 꼽았다.
 
잇따라 출시되는 신제품 출시와 이슈화되는 기술이전 역시 제약업계의 하반기 실적 호조를 이끌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아제약은 약 2조원 시장규모의 항생제를 미국 임상 실험중에 있고,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경우 이미 연간 약 2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의 경우, 개량형 인성장호르몬을 개발 중이고 혼합백신과 당뇨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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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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