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혼수 트렌드는? '스마트'·'대형'

입력 : 2012-09-02 오후 5:41:3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 오는 11월초 결혼을 앞둔 박모(31)씨는 요즘 결혼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서울 외곽에 전셋집을 마련해 큰 걱정거리는 하나 덜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림집에서 쓸 가전제품을 마련할 생각을 하자 또 앞이 막막해졌다. 한번 구입한 가전제품은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구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땡볕더위와 태풍을 선사한 여름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결혼 시즌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의 혼수 장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결혼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9~12월 사이의 예식장 예약 건수가 지난해 보다 61.2% 급증했다. 지난 4월과 5월 윤달을 피하기 위해 하반기로 결혼이 몰리면서 가을 결혼 시즌도 예년보다 이른 9월부터 시작됐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예비 신혼부부들을 사로잡을 채비를 했다. 최근 예비 신혼부부들은 꼭 필요한 제품은 과감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는 특히 프리미엄급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LG "똑똑해진 TV 만나세요"
 
올해 TV 제품의 핵심 키워드는 '스마트'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지난해 '3D' 기능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면, 올해는 스마트 기능을 더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형 스마트TV에 음성과 동작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인터랙션'을 선보이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스마트 인터랙션(Smart Interaction)은 보고, 듣고, 반응하는 TV로 음성·동작·얼굴 등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리모컨 없어도 음성과 동작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고, 얼굴인식을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마트 콘텐츠도 강화했다. 거실에 위치한 TV의 특성에 맞춰 개발한 '시그니처 서비스'는 '패밀리 스토리', '피트니스', '키즈' 등으로 구성했다. 
 
◇'버추얼 미러' 기능을 이용해 삼성 스마트TV '피트니스 콘텐츠'를 직접 시연하는 모습.
 
패밀리 스토리는 TV로 사진 공유와 채팅이 가능하고, 피트니스는 집안에서 간편하게 운동 코치를 받으며, 스마트TV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자세 교정을 지도받을 수 있는 콘텐츠다.
 
키즈는 부모가 자녀에게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보여주고, 시청 시간과 교육 성과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스마트 에볼루션' 기능을 통해 구매 뒤 매년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LG전자는 강력한 3D 기술과 독자적인 스마트 TV 플랫폼 구축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제로 베젤에 가까운 디자인 '시네마 스크린'을 적용한 3D TV 신제품은 사용자가 3D영상을 시청하면서, 입체감을 조절할 수 있다. 또 '2D to 3D' 변환기능을 제공해 모든 2D 콘텐츠를 3D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시네마 3D 기술을 응용한 듀얼 플레이 기능은 TV 화면을 2개로 나눠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화면을 볼 수 있어 3D게임에서 유용하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TV용 독자 플랫폼 '넷캐스트'(Netcast) 업그레이드 버전을 탑재한 점도 눈길을 쓴다. 스마트TV에 있는 콘텐츠를 한 번에 검색하는 통합검색이 개선된 형태로 제공되는 한편 기존 매직 리모콘에 음성인식, 동작인식, 휠 기능을 추가했다.
 
◇LG전자 서비스기사가 가정주부에게 스마트 ‘LG 스마트TV 동영상 가이드’ 앱을 소개하고 있다.
 
◇"냉장고는 넉넉하게"..초대형 제품 인기
 
냉장고 시장은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초대형 제품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지펠 T9000'은 예비 예비 신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출시 한 달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삼성 지펠 T9000은 '와이드 상냉장-서랍식 하냉동'의 방식을 구현해 위쪽에 위치한 냉장실은 피자나 키 큰 냄비 등 부피가 큰 식품 및 품목들도 한 번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아래에 위치한 서랍식 냉동실은 무거운 냉동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 생활패턴과 편의에 따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참맛 냉동실'은 신혼 부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보관하는 음식 종류에 맞춰 최적의 온도로 보관이 가능하고, 각종 냉동식품은 물론 김치냉장고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초대형 910리터 냉장고.
  
최근 910리터의 초대형 냉장고를 선보인 LG전자는 냉장고 안 미니 냉장고인 '매직 스페이스'로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홈바 역할을 하는 매직 스페이스는 소형 1도어 냉장고 1대와 맞먹는 약 50ℓ 용량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냉장고 문 전체를 열지 않아도 자주 먹는 음료수 및 반찬을 쉽게 꺼낼 수 있어 불필요하게 냉기가 새는 것을 방지한다.
 
이밖에 안쪽에 보관중인 반찬통을 한꺼번에 꺼낼 수 있는 '반찬 이동 선반', 작은 야채 등을 바로 확인하고 꺼낼 수 있는 '알뜰 야채실', 손쉽게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이지 아이스 메이커' 등의 수납편의 기능도 갖췄다.
 
◇"이불 두 채도 한번에..19kg 세탁기가 대세"
 
세탁기 역시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는 19kg인 드럼세탁기를 나란히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버블샷2' 드럼세탁기는 세탁 19kg, 건조 11kg인 제품으로 세탁기의 용량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이를 줄여 주는 초정밀 진동저감 시스템을 갖췄다.
 
삼성전자 고유의 기술인 '볼밸런스'를 적용해 세탁물이 뭉친 반대쪽으로 '볼'들을 이동시켜 세탁조의 균형을 잡아 주고, 세탁물이 한쪽으로 쏠려 발생하는 탈수 에러, 진동, 소음을 줄여 빠르고 조용하게 세탁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특히 버블샷2 드럼세탁기는 기존에 세탁과 건조 코스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코스 선택 한 번으로 1kg 미만의 세탁물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1시간 이내에 완료하는 '원스탑 버블' 코스를 적용했다. 교복과 와이셔츠 같은 1kg 미만의 세탁물을 세탁에서 건조까지 1시간 안에 완료할 수 있게 돼 당일 아침에 세탁한 옷을 바로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 값비싼 스키복과 등산복을 옷감 손상없이 집에서 간편하게 세탁할 수 있는 버블스포츠 코스, 베란다나 옥상에서 털던 이불먼지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이불 털기 코스 같은 생활 특화형 코스도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버블샷2’ 드럼세탁기.
 
LG전자의 '트롬 6모션'(식스모션) 신제품(모델명 FR4960MQ1Z)은 세탁 및 건조용량이 각각 19kg과 10kg으로 이불 두 채를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 제품은 주무르기, 흔들기, 꼭꼭 짜기 등의 6모션 기능을 적용했을 분만 아니라 이를 건조 코스에도 적용했다.
 
세탁조의 회전 방향을 좌우 번갈아 바꾸고 회전 속도를 6단계로 조절해 세탁조 안에 골고루 열기가 퍼지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건조시간을 기존 절반 수준인 2시간 내외로 단축하고 전기료도 기존 대비 약 37%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셔츠 5장에 해당하는 세탁물을 국내 최단 시간인 17분만에 세탁부터 헹굼, 탈수까지 마칠 수 있는 '스피드워시' 코스 기능도 제공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혼수 가전의 필수품인 냉장고, 세탁기 등은 결혼 뒤 라이프 스타일이나 주거 공간의 구조와 평수, 사용 패턴 등을 잘 따져보고 구입해야 후회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중시여기는 신혼부부들이 많아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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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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