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곳 중 1곳, 이자도 못 낸다

입력 : 2012-10-31 오후 2:43:1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국내 대기업 3곳 중 1곳은 벌어서 이자도 내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의 늪은 대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기업 경영평가 전문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31일 올 상반기 국내 12대 그룹 비금융 상장사 92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GS그룹, 한진그룹, 금호그룹, 동부그룹 등 4곳이 기준치인 1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얻은 영업이익을 기존 대출금이나 회사채 이자 등 부담하고 있는 금융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1 미만일 경우 이익으로 이자마저 충당하지 못 하는 것을 뜻한다.
 
GS그룹(0.76)과 한진그룹(영업적자), 금호그룹(0.22), 동부그룹(0.36) 등은 모두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로 조사돼, 이자를 내기 위해 또 다른 자금을 차입해야 하는 심각한 재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음이 드러났다.
 
12대 그룹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24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4보다 0.7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들 중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진 곳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단 두 곳에 그쳤다. 나머지 10개사는 모두 줄었다.
 
삼성그룹은 2.98에서 3.01로 0.03포인트(1.2%) 개선됐으며, 현대차그룹은 9.38에서 10.29로 무려 0.91포인트(9.7%) 상승했다. 올 상반기 수출을 주도한 '전차(電車) 군단'의 위력이 재확인된 셈이다.
 
각 사별로는 지난해보다 재무사정이 개선된 곳은 31.5%에 해당하는 29곳에 불과했다.(전체92개사)
 
한화타임월드가 735.62로 재무사정이 가장 나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GS홈쇼핑(028150)(220.46), 부산도시가스(133.23), 삼성정밀화학(004000)(112.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각 그룹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005380)(13.11), 롯데쇼핑(023530)(5.95), SK텔레콤(017670)(3.92), 삼성전자(005930)(2.80), LG전자(066570)(1.84), 현대중공업(009540)(1.61) 등도 유동성에 있어 안정적 구조를 나타냈다.
 
반면 SK브로드밴드(033630)(0.64), SK네트웍스(001740)(0.56), LG유플러스(032640)(0.45), 대한항공(003490)(0.09), GS칼텍스(0.09) 등은 1 이하로 재무 위험성이 컸다.
 
LG생명과학(068870), SK하이닉스(000660), 한진해운(117930), 금호산업(002990), 현대정보기술(026180), LG디스플레이(034220), 코스모신소재(005070), SK솔믹스, 동부로봇(090710), 포스코강판(058430), 한진해운홀딩스(000700),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영업적자를 기록해 각종 금융비용을 내부 유보금이나 다른 빚을 내서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글로벌 경기가 크게 부진한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악화돼 대기업들의 유동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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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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