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다 예방"..백신경쟁 '춘추전국시대' 방불

녹십자·SK케미칼·보령제약 등 기존 시장에 일양약품 ‘도전장’
7000억 규모..매년 11% 성장률 기록

입력 : 2013-08-14 오후 4:34:19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고통 없는 시대 연다!’
 
국내 제약사들의 백신경쟁에 불이 붙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 최근 '치료보다 예방'이라는 예방의학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제약사들이 저마다 백신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양약품(007570)도 뒤늦게 백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백신’을 선택한 것. 국내 백신시장은 녹십자(006280), SK케미칼(006120), 보령제약(003850) 등이 선두권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양약품마저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은 격화됐다.
 
국내 백신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로, 매년 1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자체개발한 독감백신을 다음달부터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녹십자에 이어 두 번째다. 또 하나의 계절독감 백신이 탄생, 자국 공급이 가능하게 되면서 인플루엔자 대유행시 자국민 우선보호를 위한 국가 시책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양약품은 현재 올 가을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균주를 영국NIBSC(국립생물의약품 표준화 연구소)로부터 분양 받아 시험생산을 마친 상태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최근 대유행 인플루엔자를 대비하기 위해 WHO 주도로 개발도상국가를 비롯해 생산시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 백신 주요 R&D 파이프라인
 
백신사업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제약사는 단연 녹십자다. 녹십자는 백신 선두기업답게 ▲독감백신 ▲수두백신 ▲일본뇌염백신 ▲유행성백신 등 다양한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09년 독감백신의 국산화에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성공하면서 기존 독감백신의 품목 다변화 등 국내 백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당시 전 세계적 신종플루 출현에 따라 백신의 국내 수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녹십자의 독감백신은 국가적 재난위기를 벗어나는 밑거름이 됐다.  
 
녹십자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필수 예방백신의 국산화를 위해 DTaP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성인용Td백신, 탄저백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경쟁은 서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양약품의 백신시장 진출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SK케미칼 역시 백신사업에 주력하는 제약사 중 하나다.
 
SK케미칼은 2006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백신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연구소 내 바이오 전담부서인 Bio실을 본부로 승격, 현재 안동에 준비 중인 백신 생산단지 완공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오, 백신분야에 대한 R&D 메카로 키운다는 방침.
 
SK케미칼은 낮은 백신 자급률에 따른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첫 단계로서 2010년 바이오 의약품 및 백신 생산 기술 전문기업인 미국의 엑셀러렉스와 상호협력 관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케미칼은 이와 함께 세포배양 방식 백신 개발에 관한 기술적 역량을 인정받아 현재 경북바이오단지(안동) 내에 ‘세포배양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이 공장은 2014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SK케미칼은 이곳에서 연간 1억4000만 도즈 규모의 세포 배양 백신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출현 당시 녹십자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으로 국가적 재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백신 자급률이 높은 나라가 의약품 선진국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령제약(003850)은 A형간염, 인플루엔자 백신 등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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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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