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사능 공포..추석대목에도 안팔리는 수산물

수산물 매출 급감..한우, 과일 등 농산물 '반사이익'
해수부 "우리나라 해역 日방사능 오염수 영향 없어"

입력 : 2013-09-13 오후 2:13:06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민족대명절 추석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달리 추석상 단골메뉴인 수산물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대폭 줄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수산물 방사능 오염 불안이 큰 가운데, 소비자들이 수산물 자체를 구매하기 꺼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연안 앞바다가 일본 방사능 오염수로부터 안전하다는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식탁 불안 해소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13일 해양수산부·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 따르면 추석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명태, 동태, 고등어 등 수산물 판매량은 절반 가량 감소했다. 명태의 경우,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45~66% 가량 판매가 급감했다.
 
(자료제공=뉴스토마토)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53)는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매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뒤로는 생선 등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은 먹기 꺼려진다"면서 "이번 추석상에도 수산물은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방사능 유출에 의한 수산물 안전 우려에 냉동어류 및 활어 등의 수입 수산물 가격도 하락했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수입 수산물 가격을 보면,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해 ▲대구 -36.1% ▲고등어 -26.7% ▲갈치 -22.6% ▲가리비 -18.5% 등 냉동 어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관세청이 일본 방사능 유출에 의한 수산물 안전 우려와 원산지 둔갑 가능성 때문에 유통 이력신고 대상 품목으로 긴급 지정한 명태, 돔의 수입 가격도 지난해보다 각각 17.2%, 13.5%씩 하락했다.
 
수산물 가격 하락과 매출 급감에 수산물 상인들은 연일 울상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상인은 "추석때 되면 고등어, 명태 등 20짝, 30짝 파는건 식은 죽 먹기였는데 요새는 1~2짝 팔기도 힘들다"면서 "사람들이 일본 방사능 공포로 수산물은 아예 찾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석선물세트도 갈치, 옥돔세트 등 수산물 선물세트 보다 한우·홍삼 등 농산물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우려에 농산물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
 
이마트가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갈치와 옥돔세트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9% 감소한 반면, 갈비세트와 냉장 한우세트는 각각 68.4%, 21.6% 신장세를 기록했다.
 
또 홍삼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8% 가량 증가했다. KGB인삼공사 관계자는 "방사능 우려 등으로 굴비 등 수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홍삼으로 몰리면서 매출이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연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우려가 커지가 정부는 긴급 조사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2일 국립수산과학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일본과 인접한 해역 6곳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거나 미량 검출에 그쳐 안전하다"고 밝혔다.
 
박준영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우리나라 해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면서 "국내산 수산물은 믿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존에 분기별로 실시하던 해양 방사능 조사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실시하고 대대적인 수산물 안전 캠페인을 벌이는 등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힘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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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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