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독식자 '이통 자회사'냐 '대기업'이냐

입력 : 2014-07-09 오후 8:04:09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알뜰폰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이동통신 자회사'일까 '대기업'일까. 한 끗 차이같지만 여기에 걸린 '시장 프레임'을 두고 업계간 눈치 싸움이 팽팽하다.
 
KTIS와 미디어로그의 알뜰폰 사업 개시로 이통 자회사들의 시장 진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판도를 '이통 자회사 대 나머지 사업자'로 볼 때와 '대기업 대 중소사업자'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알뜰폰 사업을 운영 중인 사업자는 30여개로 ▲이통 자회사(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대기업 및 계열사(CJ헬로비전(037560), KCT, 홈플러스, 이마트(139480) 등) ▲중소사업자(에넥스텔레콤, 프리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아이즈비전 알뜰등으로 나뉜다.
 
최근 논란의 중심은 이통 자회사들이다. SK텔레콤(017670)에 이어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알뜰폰 시장에서도 이통사들의 삼파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서 이통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SK텔링크가 이미 차지하고 있는 현 점유율을 고려할 때 사실상 33% 가량의 시장에서 경쟁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등록조건을 통해 이통 3사의 고착화된 5:3:2 구조가 알뜰폰 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한 것이겠지만 이같은 규제의 최대 수혜는 정작 중소사업자가 아닌 대기업에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무런 시장 규제를 받지 않는 대형 사업자들 입장에선 위협적인 경쟁상대인 이통 자회사의 점유율 제한이 호재가 된다는 것.
 
이 관계자는 "사실상 알뜰폰 시장에서 가장 막강한 사업자는 CJ헬로비전"라며 "저가 요금에 콘텐츠 결합이라는 플러스 알파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런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도 "이통 3사만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들 자회사의 점유율을 50%로 제한한다고 해도 다른 대형 사업자들이 3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결국 20여곳의 중소 사업자들은 남은 20% 가량의 시장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 자회사를 제외한 대기업 중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시장 점유율 1위이며 이마트의 경우 매출 규모는 CJ헬로비전보다 더 큰 대형 사업자다. 중소업체들이 경쟁하기 어렵긴 마찬가지.
 
그러나 대기업 계열의 알뜰폰 사업 관계자는 "'대기업 대 중소기업'이라는 프레임은 이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린 것"이라며 "이통시장의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아 알뜰폰 시장을 만든 것인데 또다시 이통사가 진출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대응했다.
 
그는 이어 "이통사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기존 시장에서도 저렴한 요금제를 못 낼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굳이 왜 알뜰폰 시장에 들어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알뜰폰 업계와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이통 자회사들에게 '모기업 영업망 활용 금지' 등의 등록조건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이통사나 자회사나 같은 통신업종인데 시너지 전략을 마다할 이유가 있겠냐는 것. 이들은 "결국 알뜰폰은 이통사들의 점유율 방어를 위한 부수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정확한 취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알뜰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활력이 떨어진다면 이통사 입장에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키워야될 이유가 있을까"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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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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