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흔들리는 유럽 빅2..경기둔화 우려 '급증'

獨, 2분기 경제 성장률 -0.2%..2012년 이후 최악
"유럽 성장세 꺽일 것"..ECB, 양적완화 요구 직면

입력 : 2014-08-14 오후 3:23:0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과 프랑스의 2분기 경제 성적표가 부진하게 나와 유럽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유럽 '빅2'의 운명에 따라 EU의 올해 경제 성장세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성장률이 악화돼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식 양적완화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獨, 2분기 성장률 -0.2%.."러시아 제재로 더 악화될 것"
 
14일(현지시간) 독일 경제부는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독일의 2위 은행 코메르츠뱅크도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동일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 성장률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런 성장률 예상치는 0.8% 성장했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치다. 1분기엔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살아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면, 2분기엔 그러한 동력이 전무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2분기엔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수출과 기업수주가 줄어드는 등 악재가 겹쳤다.
 
독일 경제부에 따르면 계절 변동성과 물가를 감안한 지난 6월의 공장수주는 전달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전달의 1.6% 감소보다 악화된 수치다.
 
이런 경기 하락세는 러시아가 발동한 식품 금수조치가 본격화되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아나토리 아넨코프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악화됐다"며 "러시아 제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성장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獨, 2분기 경기침체 전망..유로존 경기 회복세 '주춤'
 
독일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EU 전체가 다 암울해졌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주춤하면 역내 경기는 함께 하락할 수밖에 없다. 독일은 유럽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 2위 국인 프랑스도 맏형의 뒤를 따랐다. 프랑스는 전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0%를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1%를 밑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분기의 0.2%에서 0.1%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클라우스 비스테센 판테온 마이크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은 위태로울 만큼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산적한 부채와 치솟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부진한 수치가 공개되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책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WSJ은 ECB가 미국식 양적완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로 가다간 유로존이 경기침체(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으로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4%로 ECB 목표치인 2.0%에 한참 못 미쳤다. 
 
통화정책과는 별개로 각국들은 구조개혁과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EU의 예산정책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공공지출을 늘리는 한편, 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경제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로존 18개 회원국을 통합한 경제 성장률은 이날 6시(한국시간)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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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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