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성형시장 '급변'..잇단 토종 진출에 점유율 확대

입력 : 2014-10-07 오후 5:41:14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주름성형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다. 특히 후발주자로 나선 국내 토종 제품들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이들 간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졌다.
 
수년 전만 해도 주름성형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의 전유물이었다. 보톡스와 필러 등 관련 제품의 수입산이 80% 이상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들과 짝을 맺었던 국내 제약사들이 빠른 기술 습득과 함게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하나둘 진입하면서 시장의 구도는 빠르게 변화했다.
 
게다가 일괄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처벌 강화 등 정부의 규제정책이 한층 엄격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성형 분야에  눈독을 들이며 진출을 모색했다. 사업 다각화 또한 진출의 이유로 작용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톡스와 필러를 합친 주름개선제 국내시장 규모는 1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약 1000억원, 필러가 약 800억원으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특히 보톡스에 비해 뒤늦게 시장을 형성한 필러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1년 400억원 규모에 머물던 국내 필러 시장은 지난해 800억원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1000억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필러는 깊게 팬 주름이나 푹 꺼진 부위 등에 피부와 비슷한 성분을 주사해 볼륨감을 만들어주는 시술이다. 성분은 인공눈물과 유사한 히알루론산이 대부분이며, 칼슘이나 의료용 고분자 물질로 이뤄진 제품도 있다.
 
성분에 따라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3개월~1년)이 차이가 난다. 시술 부위는 다양하다. 팔자주름뿐 아니라 이마와 미간 주름을 펴주고 코를 높이거나 콧등 모양 조절까지 가능하다.
 
필러 시장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외국계 제약사가 80% 이상을 점유했지만, 올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국내 제약사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과 유통비용 등을 낮추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여기에 기존 영업망이 결합하면서 시장의 판도 변화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출시된 지 2년밖에 안된 국산 토종제품이 외국산 제품들을 누르고 판매량 기준으로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해 갈더마코리아의 '레스틸렌'이 230억원의 매출로 판매액 1위를 차지한 가운데 LG생명과학(068870)의 토종제품 '이브아르'는 시장 2위권을 형성했던 수입제품 '쥬비덤'(한국엘러간)과 '래디어스'(멀츠)를 제치고 1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2위 자리를 꿰찼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산 '이브아르'가 외국계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매출액 기준으로는 2위이지만 제품 판매량으로는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브아르'는 해외시장까지 손을 뻗어 중국을 비롯해 이탈리아,그리스 등 유럽 6개국에 진출했다.
 
휴온스(084110)의 자회사인 휴메딕스가 독자기술로 자체 개발한 '엘라비에'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엘라비에'는 지난해 8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휴온스는 지난해부터 사용 용도에 최적화된 물성을 가진 엘라비에 라이트와 울트라볼륨을 각각 출시하며 라인업을 완성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엘라비에는 필러 시술 시 주로 사용되는 팔자주름, 눈가 잔주름, 볼류마이징이 필요한 안면 윤곽 등 목적에 맞게 라이트, 딥라인, 울트라볼륨을 선택해 시술할 수 있다.
 
이외 JW중외제약(001060)에서 지난해 내놓은 PCL성분 필러 '엘란쎄'도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으며, 동국제약(086450)(벨라스트), 동아제약(부티리스) 등도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필러와 함께 쁘띠성형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보톡스(보툴리눔 톡신)는 필러에 눌려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이미 3년 전부터 국내 제품이 외국산 제품을 앞지르며 시장 구도를 뒤바꿨다. 현재 국산 ‘메디톡신’이 1위를 지키고 있다.
 
2009년 500억원대를 넘어선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을 육박했다. 국내 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제약사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중에서도 대웅제약(069620)이 5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나보타'는 지난해 10월 미국 에볼루스와 판매계약을 맺는 등 이미 60여개 나라에서 7000억원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태국 시장에도 론칭했다.  
 
나보타는 발매 3개월 만에 17억원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선발주자인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나보타가 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냄에 따라, 대웅제약은 세계시장 진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086900) 역시 세계적으로 제조기술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앨러건 역대 최대규모인 3900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휴온스 '엘라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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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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