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교전 재개.."냉전 발발 직전"

입력 : 2014-11-10 오후 3:11:59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교전이 격화될 양상을 띄면서 세계가 또 한번 냉전을 치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의 비호를 받고 있는 동부 우크라이나 반군과 정부군과의 교전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도네츠크 등 반군 지도자들은 지난 9월5일 민스크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 정부군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포탄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 정부군은 반군이야말로 평화 협상을 깨고 공격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리야 리셍코 우크라이나 군대 대변인은 "반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한주 동안 반군은 각종 무기와 탄약, 병력을 늘리고 포탄 공격을 더 많이 감행했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국제공항 부근이 포탄 공격에 불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도네츠크에 상주 중인 유럽 감시단도 북서부 국경 부근에 중화기와 탱크, 소속 마크가 없는 녹색 군복이 포착됐다며 교전이 격화된 이유를 반군에게로 돌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군사물자를 모두 러시아에서 보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점령당할 때도 녹색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활동한 바 있다.
 
반대로 러시아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정불안을 틈타 가장 공업화된 도시인 동부 지역을 침범하려 한다며 맞받아쳤다.
 
지난 4월에 본격화된 정부군과 동부 반군의 교전으로 이날 도네츠크에서 숨진 8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편, 전현직 국가수반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잘못하면 신냉전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교전 중단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세계는 지금 신냉전 직전에 와있다"며 "혹자는 냉전이 벌써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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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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