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뉴스)수그러든 텔레그램 열풍..메신저 시장 판도는?

입력 : 2014-11-27 오후 8:11:4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앵커 : 지난 9월 정부로부터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이 검열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 외국계 모바일 메신저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텔레그램인데요. 
 
보안이 잘 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이슈몰이를 했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봤을 때 그저 반짝인기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IT부 최용식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지난달만 하더라도 텔레그램의 인기, 정말 대단했죠. 요즘은 어떤가요?
 
기자 : 정말 대단했죠. 저도 잠깐 써봤는데 보안성은 물론 꼭 필요한 기능만 있고 광고가 없어서 상당한 효용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참 많이 했는데요. 확실히 요즘 존재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한번 트래픽 추이를 살펴볼까요. 
 
코리안클릭이라는 온라인 리서치기관이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높은 정확도로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습니다. 그곳에 따르면 급격한 트래픽 하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9월 셋째 주 4만명이었던 주간 이용자수가 검열 논란이 심화됐던 10월 첫째 주 81만명까지 올라갔다가 다음카카오가 공식사과문을 게재한 직후인 셋째 주에는 172만명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10월 넷째 주 155만명으로 소폭 하락했고 다섯째 주 117만명, 11월 첫째 주 113만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 예. 이번에는 카카오톡을 살펴볼까요. 9월 셋째 주 2511만명이었던 주간 이용자수가 11월 첫째 주 2663만명을 기록해 크게 변동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무려 2550만명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용자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일평균 사용시간 또한 10월 기준으로 카카오톡은 33.4분인 반면 텔레그램은 2.3분에 불과했습니다.
 
코리안클릭측은 이에 대해 “텔레그램은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다”며 “중복 이용자가 소폭 늘긴 했지만 이를 가르켜 카카오톡을 이탈하고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소위 '대규모 사이버 망명’으로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지난달만 하더라도 텔레그램의 기세는 정말 무서웠는데 말이죠. 그저 매스미디어가 만든 허상이었나요?
 
기자 :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열풍이 그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난 것에 대해서는 시장 선도자인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효과를 엎을 만큼 서비스의 품질이나 개성이 압도적이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즉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주변 지인이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이용률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지난 4년간 카카오톡이 두텁게 구축한 기득권을 깨뜨리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텔레그램이 외국업체로서 한국시장에 맞춰 현지화 및 마케팅 등 투자활동 측면에서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인터넷업계에서는 판도변화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후위업체가 선도업체를 따라잡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 아예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검색시장을 두고 봤을 때 2000년 전후로 야후에서 다음, 다음으로 네이버로 바뀐 사례가 있고요. 전자상거래시장의 경우 2~3년 전 11번가와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무섭게 약진을 했죠.
 
이들이 앞서간 이유를 살펴보면 못을 박고 망치로 때려 돌을 무너뜨린 것과 유사한데요. 기존과 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이용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면 대규모 펀딩을 통해 마케팅을 벌여 시장판도를 바꾸는 식입니다.
 
여기서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는데요. 선두업체가 실수를 하거나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텔레그램은 그저 못을 박은 것에 그쳤다고 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앞으로 메신저 시장은 어떻게 보나요?
 
기자 : 카카오톡의 독주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후위업체들과 너무 이용률이 차이가 나고 조만간 다음 마이피플과 통합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득권은 쭉 유지된다고 봐야겠죠.
 
다만 네이버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인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니 조만간 한판대결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고요. 텔레그램은 아쉽게도 카카오톡 대용품 이상의 가치는 지니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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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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