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취미도 재테크…기념주화 '변화무쌍'

수요·희귀성·보존상태 따라 가치 '↑'

입력 : 2015-06-08 오후 1:53:25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모델들이 광복 70주년 기념주화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주부 박정희(43세·여)씨는 광복70주년 기념주화 예약접수가 8일 시작됐다는 얘기를 듣고 은행에 들렀다. 평소 주화 수집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광복 기념주화라면 소장가치가 있고 자녀들에게 여러개를 함께 물려줘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념주화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하고 한국조폐공사가 제조를 맡는다. 한은은 국가적 행사나 역사적 사건 등을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해 기념주화 발행을 지속하고 있는데, 1971년 3월 최초의 기념주화인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제7차 세계물포럼 기념주화'까지 총 45차례에 걸쳐 총 133종을 발행했다.
 
주화를 포함해 우표 등 수집문화가 활기를 잃으면서 예전보다 인기는 저조하지만, 기념주화의 성격에 따라 국민들의 반짝 관심은 지속되고 있고 그 형태도 변화무쌍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화나 화폐를 수집하는 것도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처음부터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광복 70주년 기념주화 19일까지 예약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으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마련했다. 기념주화 발행도 포함됐다. 한국은행은 오는 19일까지 '광복70년 기념주화' 최대 15만장에 대한 예약접수를 받는다.
 
이번 기념주화는 액면금액 5만원과 3만원의 은화Ⅰ·Ⅱ 2종, 액면금액 1만원의 황동화 1종 등 총 3가지 종류다. 가격은 액면가에 부대비용을 더해 책정했다. 은화Ⅰ은 6만원, 은화Ⅱ는 4만원, 황동화는 1만4500원, 3종 세트는 12만원이다. 3종 모두 원형으로 제작되며, 은화Ⅰ·Ⅱ 는 은 99.9%, 황동화는 구리 65%, 아연 35% 재질로 만들어진다.
 
도안도 특징적이다. 3종의 기념주화를 나란히 배치하면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그림이 완성되는 구도를 국내 기념주화 최초로 적용했다. 양쪽에 우리나라 전통 대문이 활짝 열려있고, 대문 사이로 태극이 한반도를 휘돌아 나가며 그 위로는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뒷면에는 기념사업 엠블럼과 영문 슬로건(GREAT JOURNEY STEPPING FORWARD)을 공통으로 삽입했다.
 
한국조폐공사 지정 은행인 농협과 우리은행의 각 지점과 홈페이지(banking.nonghyup.com/wooribank.com)에서 예약할 수 있는데, 금융기관에 중복 신청은 할 수 없다. 주화는 오는 8월3일 발행돼 12일부터 수령할 수 있다. 조폐공사는 예약접수를 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미니 골드바, 순금 거북메달, 한국의 인물시리즈 메달 등의 경품도 지급할 예정이다.
 
1971년 후 주화 '다양화' 거듭
한국은행에 따르면, 역사적으로는 1987년~1988년 5차례에 걸쳐 발행된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주화'가 796만장으로 가장 많이 발행됐다. 이어 1981년 '대한민국 제5공화국 기념주화'(699만8000장), 1975년 '광복30주년 기념주화'(500만장) 등이 많이 발행된 대표적인 주화다. 
 
최근에는 201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념주화', 2013년 '숭례문 복구 기념주화', '나로호 발사 성공 기념주화', '한국의 문화유산 기념주화', 2014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념주화',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기념주화' 등이 발행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교황 방한 기념주화'가 인기몰이를 했다. 한국은행이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특정 인물의 방한을 기념해 기념주화를 내놓은 것이 처음이었고, 25년 만에 방한한 교황의 화해와 평화 메시지를 담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당시 기념주화는 액면가 5만원권 은화 1종(6만원)과 액면가 1만원 황동화 1종(1만4500원) 등 총 2종이 9만장(은화 3만장, 황동화 6만장) 발행됐다. 단일 기념주화로는 2005년 8월 발행된 광복 60주년 기념주화(9만2000장)에 이어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보존성, 가치 주요변수.."투자식 접근 적절치 않아"
한국은행이 발행한 기념주화는 일반 통화처럼 액면가로 교환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오랜기간 보존해 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재테크 목적이라면 더욱 그렇다. 발행된 기념주화는 수요와 희소성이 중요하다. 특히 보존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세계각국의 메달, 기념주화 등의 매매와 중개 사업을 하는 풍산 화동양행 관계자는 "주화의 가치는 보존성, 수요, 희귀성 이 세가지가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6년 발행된 '한글날 국경일 제정 기념주화'는 액면가의 10배 가까이 호가하는 경우도 있고, '대한민국 5천년 영광사 기념주화'는 워낙 희귀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게 주화·화폐수집은 취미가 있는 이들에게 훌륭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화도 결국 골동품 형태로 가치를 가져가기 때문에 보존만 잘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겠지만, 처음부터 투자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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