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발암 논란으로 '휘청'

1개 제품만 실적 상승세…제품 노쇠화로 경쟁제품에 밀린 것도 요인

입력 : 2015-12-20 오후 4:01:28
토종 천연물신약들이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휩싸이면서 실적이 크게 줄었다. 신제품 유입이 없는 데다가 경쟁제품이 밀리면서 천연물신약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토종 천연물신약 1호인 SK케미칼 '조인스'가 2001년 발매된 이후 현재까지 8개 천연물신약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중 2개 제품은 수익성 및 사업성 등의 이유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 조사 결과, 2015년 1~3분기 국내 발매된 6개 천연물신약의 전체 처방액은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1155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아에스티(170900)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271억원으로 전년비 31% 처방액이 줄었다. 소화불량증치료제 '모티리톤'도 144억원으로 전년비 11% 감소해 부진했다. SK케미칼(006120) 골관절염치료제 '조인스'는 198억원으로 전년비 22% 감소했다. 안국약품(001540) 진해거담제 '시네츄라'와 녹십자(006280) 골관절염치료제 '신바로'는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 피엠지제약의 골관절염치료제 '레일라'만이 43% 증가해 11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을 말한다. 천연물 성분이어서 안정성이 우수하고 만성·난치성 질환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신약보다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토종신약을 1개 개발하는 데 10여년 동안 평균 220억원 이상 개발비가 사용된 반면 천연물신약은 8년에 80억원 정도를 투입해 경제성이 우수하다.
 
스티렌은 한때 연매출이 1000억원대에 육박하며 천연물신약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적은 비용을 투자해 신약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자 제약사들은 줄줄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자본력과 연구력이 열세인 국내 제약사들에게 신약개발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효자품목이었던 천연물신약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발암물질 검출로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감사원은 천연물신약에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11월 국정감사에서는 천연물신약의 발암물질 위해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품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독성 및 약리시험 등 안전성·유효성 기준을 완화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발암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됐지만 제약사들 스스로가 공정개선 등 사후관리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논란으로 천연물신약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천연물신약의 발암물질 저감화 등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천연물신약들이 발매된 지 오래돼 경쟁품목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는 것도 요인이다. 조인스와 스티렌은 발매된 지 10여년이 넘었다. 스티렌은 특허만료로 복제약이 50여개가 나와 매출이 하락하기도 했다. 모티리톤과 신바로, 시네츄라는 2011년 출시됐다. 신규제품의 유입도 없어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하는 분위기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천연물신약은 2012년 출시된 레일라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신약의 매출 감소는 다각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제품의 노쇠화로 후발주자들에 상당부분 시장을 뺏긴 데다가 최근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천연물신약 안전성에 대한 제도가 확립되고 제약사들이 다수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 출시되면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2년 기준 238개 신약 파이프라인 중 55개가 천연물신약(23.1%)으로 나타났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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