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작용하지 않는다. 항생제 후의 미래가 이미 다가왔다

세계시민

입력 : 2016-02-04 오후 3:41:10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는 이제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되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만큼 매번 진통제를 먹을 때 내성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 되곤 하는데, 그 심각성에 관한 기사를 번역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진통제의 내성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관해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래는 The Guardian의 2015년 12월 18일자 기사이다.
 
사진/바람아시아
 
내 딸은 14살이다.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가 모두 같은 의학 대학을 나온 미국 중서부의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돼지, 칠면조, 옥수수를 생산하는 농업 지대에 뿌리내리고 있다. 
 
의학적으로 많은 것이 변해왔다. 존 왈링가 박사는 10년 전 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 흔한 피부감염의 사망률은 약 11%였다. 감염된 상처의 80%에서 포도상 구균 박테리아가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고, 연쇄상구균은 생후 직후 사망의 절반을 야기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의사들은 세균 감염에 있어 기침, 고열과 같은 증상에 대한 치료, 보상, 지원 등을 거의 지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환자의 면역체계는 감염을 극복하거나, 그러지 못하고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나의 아버지 잭 박사가 1950년대에 약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시대는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항생제의 황금기에 들어서게 되었다. 약이 넘쳐났고 값도 내려가며 효과적이었다. 항생제에 대한 의존은 장기 이식부터 화학요법 및 투석까지, 복잡해지는 의료절차와 함께 심화되었으며 이 의료절차들은 항생제의 안전한 작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1985년, 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 새로운 문제의 신호가 나타났다. 폐렴의 원인 중 하나인 연쇄상구균은 성적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전염병처럼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졌다. 약학 전문가들은 미래의 ‘항생제 이후’ 시대에 관해 경고했으며, 약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나는 내 딸의 시대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환자로서든, 의사로서든 딸아이는 내 세대가 아닌 내 할머니 세대만큼의 감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효과적인 항생제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항생제 사용에 있어 적어도 반은 불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처방전을 작성하는 의사만 대범한 것은 아니다. 페니실린, 페토라사이클린과 같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항생제의 70% 이상이 아픈 사람이 아닌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팔리고 있다. 이번 달 초 FDA에 의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가정과 조류 사육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96% 이상은 음식과 물을 통해 동물에게 대량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관행은 특히 성장 촉진 혹은 일상적인 질병 예방에 사용되며, 가축 농장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건강하지 못한 환경에서 비롯된다. 
 
미국 소아과 협회와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약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농업적 오용, 인간의 오용이 약에 내성이 생긴 슈퍼박테리아의 확산을 촉진시킨다고 알렸다. 
 
항생제 이후의 시대가 이미 다가온 시점에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감염은 최소 연간 2백만 명의 미국인을 쓰러뜨렸으며, 2만 3천 명 이상을 사망하게 했다. 유럽에서는 2만 5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사업의 역할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이 경향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겪게 될 것이다. 임상 의사들은 면역체계에 도전하기보다는 면역체계를 어떻게 촉진시킬지 연구하였으며, 감염을 약으로 치료하려 하기보다는 감염을 어떻게 피할지 연구했다. 또한, 몇 십억 규모의 의료 사업 회사는 오늘날 그들의 사업 모델을 재고하곤 하였다. 
 
내성이 생긴 감염의 잠재적인 희생자인 우리는 살아가는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상처가 더 심각해지는 걸 알면서 얼마나 더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의 날개를 잘라야 할까? 
 
우리는 모두 항생제가 계속 작용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작업에 있어 리더십이 중요하다. 
 
좋은 소식은 외식 산업의 경영자들이 고기의 공급사슬에 있어 소비자들 역시 항생제의 사용을 변화시키길 원한다고 인정한 것이다. 최근에, 세계에서 가장 큰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와 서브웨이는 항생제와 관련하여 서약을 했다. 대기업에서부터 작은 기업까지 미국의 제조사들은 그들의 최소 수익선을 건드리지 않고도 일상의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여전히 평소처럼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FD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사용되는 의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의 판매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5년 동안 그 양이 23%나 증가했다. 우리가 필요할 때 약이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너무 늦기 전에 이런 흐름을 뒤집어야 한다. 
 
대규모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FDA와 같은 정부 주도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이 바로 항생제가 시장상품이 아닌 마시는 물과 같은 공유재산임을 인식할 적기이다. 의사와 아버지로서 나는 미래에 딸이 약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환경에서 사는 것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정지윤 /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SARKA) 리포터
강윤철 / 바람저널리스트 baram.asia T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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