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슈퍼화요일' 경선…클린턴-트럼프 대세 굳혀(종합)

대선 양강구도 가시화…트럼프 변수 남아

입력 : 2016-03-16 오후 5:41:24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대선을 향한 관문인 경선의 두 번째 최대 승부처, 이른바 ‘미니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의 압승으로 이 두 후보가 대선 대표주자로 본선에서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핵심 인사들까지 합심해 반 트럼프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어 아직 공화당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플로리다에서 클린턴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민주당, 클린턴 후보 압승으로 대선 후보 거의 확실시
 
공화당 367명, 민주당 691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어 미니 슈퍼 화요일이라고 불렸던 이번 경선에서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대선 후보가 거의 확실시됐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일리노이, 미주리 등 다섯 개의 주에서 진행됐던 이번 경선에서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일리노이 4개 지역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현지시간 오후 5시30분 현재 개표가 99% 마감된 가운데, 미주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49.6%로 49.4%를 기록한 샌더스 후보를 앞서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에서 클린턴 후보는 압승을 거뒀고, 샌더스 후보와 접전이 예상됐던 오하이오에서도 쉬운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사실상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대선 후보 결정이 확실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과가 발표된 후 클린턴 후보는 "이번 경선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그리고 11월 선거 승리의 길에 좀 더 가까워졌다"라고 기뻐했다.
 
앞서 경선 중도 하차는 없다고 공언한 샌더스 후보는 이번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우리는 3%의 낮은 지지율로 출발했으나 지난 10개월간 미국인들의 예상을 깨는 캠페인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나를 위해 투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괜찮지만 나는 억만장자들이 돈을 뿌리며 선거를 매수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트럼프 폭력 시위 논란에도 견고한 승리
 
공화당의 경우에는 트럼프 후보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에서 승리를 거두며 5개 선거 지역 중 3곳에서 압승을 거뒀다. 
  
현지시간 오후 5시30분 현재 개표가 99% 마감된 가운데, 미주리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40.8%의 지지율로 40.6%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크루즈 후보에 앞서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오하이오 주지사인 존 케이식 후보가 승리를 거두며 승자독식 체제에 따라 66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게 됐지만 여전히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 트럼프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서 폭력 사태가 속출하면서, 이번 미니 슈퍼 화요일에 변수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견고했다.
 
트럼프 후보는 "오늘 밤은 놀라운 밤"이라면서 "우리는 멈추지 않고 달려가 승리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공식적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루비오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상원의원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자 더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비오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신의 뜻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고 루비오 후보의 하차로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트럼프와 크루즈 케이식 후보의 3파전으로 가게 됐다.
 
트럼프-클린턴 양강 구도 가능성 커져 
 
향후 선거 일정이 남아있긴 하나, 현재로써는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대선 후보로 맞붙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 상황이 여전히 복잡해 확신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갈수록 반 트럼프 진영이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화당이 크루즈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할 경우 앞으로 일을 예상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USA투데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퇴한 루비오 후보의 지지자 47%는 크루즈에게 투표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루비오 후보의 사퇴로 크루즈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식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막기 위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후보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써는 실질적인 단일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킹그룹 어나니머스 역시 이날 트럼프 후보의 선거유세를 파괴하겠다면서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남은 경선 일정 동안 트럼프의 캠페인이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 경선이 진행되는 6월7일까지 공화당 내 상황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양강 구도에 나서게 된다면, 현재는 클린턴 후보가 훨씬 우세한 상황이다.
 
허핑턴포스트가 97개 설문조사 기관의 결과를 합친 평균치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50.8%로 확인됐고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0%였다.
 
크루즈 후보와의 양강 대결의 경우에는 클린턴 후보가 48.6%의 지지율로 크루즈 후보의 44.1%를 여전히 앞서긴 하나 트럼프 후보보다는 적은 격차를 기록하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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