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텃밭 참패한 더민주…독자생존 벽 못넘은 정의당

"더민주, 지지층 이탈할 때 적절히 대응 못해"…비례대표 투표에선 국민의당 낙수효과

입력 : 2016-04-13 오후 9:21:36
[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패분기점인 107석을 돌파하면서 선전했지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참배하면서 전통적인 텃밭을 상실했다.
 
더민주의 호남 패배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리얼미터의 4월 1주차(7일) 정례여론조사에서 더민주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1.4%포인트 낮은 21.2%까지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50.8%로 10.3%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4일부터 3일간 전국 15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였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지난달 초까지 호남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나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무게추가 급격히 국민의당 쪽으로 기울었다.
 
더민주의 호남 지지층이 이탈한 배경으로는 우선 김종인 지도부의 전략 부재가 지적된다.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공천’ 및 ‘정체성’ 논란이 촉발된 지난달 4주차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광주지역 8개 선거구 중 5곳에 전략공천을 단행하면서 지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대책은 전무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놓고 김 대표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일주일 가량 이어지면서 국민의당의 ‘호남 홀대론’이 힘을 얻었고, 반대로 뒤늦게 이뤄진 문 대표의 호남 ‘참회방문’과 ‘정계은퇴’ 강수는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으로 최적의 호남공략 카드였던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다. 결국 기울어진 판세는 선거일까지 뒤집어지지 않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지층이 이탈할 때 대응이 옳지 않았다. 차라리 위로·경청·사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결과적으로는 지지 확인이 돼버렸다”며 “여기에 호남에 대한 일부 야권 인사들의 과격한 발언들이 남아있던 지지층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에서 공천을 제대로 못한 영향이 컸다. 공천을 당이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받아줄 후보가 있어야 하는데, 김종인 지도부는 정국의 주도권만 확보하면 알아서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다만 호남이 더민주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앞으로 더민주의 포용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더민주는 정당득표율에서도 국민의당에 뒤졌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차투표’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다. 유권자들이 지역구 투표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양당 후보에 표를 몰아줬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자신이 실제 지지하는 정당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호남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파동, 친노·운동권 공천으로 인한 지지층 이탈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반대로 더민주가 내세웠던 경제실패론, 경제민주화론 등은 반(反)새누리당 정서를 확산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이탈표를 더민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박 교수는 “더민주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표도 많이 흡수됐다”며 “더민주가 특별히 잘못했다기보다는 기존 양당체제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이탈하면서 국민의당이 낙수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지층 이탈이 호남에 한정되면서 수도권과 부산·경남(PK) 지역에서는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는 새누리당 심판론과 더민주의 인물 경쟁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편 정의당은 지역구 2석 확보에 그치면서 ‘연대 없는 선거’의 벽을 실감했다.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정의당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으며, 더민주와 야권연대를 결성한 인천은 물론 야세가 강한 호남에서도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진보정당으로서 정체성과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에도 실패하면서 19대 국회 수준의 의석을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12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읽으며 당과 후보들에 대한 광주의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가 광주지역 출마 후보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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