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성병을 감염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의학전문기자단)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 대표원장

입력 : 2016-05-09 오전 9:30:04
비뇨기과 의사로서 성병환자분들을 진료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듣는 질문이 바로 “누가 성병을 옮겼나요?”라는 질문이다. 미혼남성의 경우에는 성관계를 가졌던 시기 등을 열거하면서 누가 성병을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은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기혼자의 경우는 본인이 전염시킨 것인지, 부인이 전염시킨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과연 성병이 걸린 경우 전염시킨 장본인을 알 수가 있을까? 만약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 다른 성 파트너 없이 단 둘이서만 성관계를 가진다는 전제조건이 형성되면 아주 쉽게 성병을 감염시킨 사람을 알 수 있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헤르페스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금방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몇 달이나 몇 년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성 관계 며칠 후 아주 심한 증상이 생기는 수도 있고 증상이 경미하여 거의 모르고 지나가는 수도 있어 어떤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감염되었는지를 알기는 매우 힘들다. 그러므로, 성병을 감염시킨 장본인을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함을 인지하고, 본인과 현재 배우자 또는 성파트너와의 치료를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성병 접근법이다.
 
또한, 성병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 내원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비임균성 요도염 등 성병이 반드시 성관계에 의해서만 전염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는 대부분이 성관계시 감염자와 점막이 직접 접촉하면 전염되지만 비성적인 경로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요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성전립선염이나, 요도협착, 진성포경, 요도에 도관을 넣을 때 등도 요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본원에 내원하는 환자중에서도 소변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성병이라고 생각하고 검사를 꺼려 결국 만성인 상태로 내원하거나, 비뇨기과 전문병원이 아닌 곳에서 단순 요도염으로 치료받다가 계속 재발해 본원에 내원해 세균성 전립선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성병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흔한 질환이 아니지만, 전립선염은 아주 흔한 질환이다. 요도에서 분비물이 흐른다고 항상 요도염 등의 성병에 의한 증상이 아닐 수가 있다. 요도염의 소견이 있다고 검사를 꺼리지 말아야 하며, 또한 비뇨기과 전문의가 아닌 곳에서 요도염으로 진단 후 계속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전립선염 등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성병에 감염될 경우 감염시킨 상대방을 알아내는 노력보다 성병의 신속한 치료와 배우자에 대한 검사 등의 배려를 시행하는 것이 성병에 대처하는 가장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하겠다.
 
 
◇ 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 대표원장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 비뇨기과 전문의 취득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 대한 남성학회 정회원
- 세계 성학회 정회원
- 대한 전립선학회 정회원
- 대한의사협회 선정 네이버 최고 상담 답변의
- 대구은행 선정 “베스트 of 베스트”비뇨기과
- 메디시티 대구를 만드는 사람들-지역의료계 리더 1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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