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소아간질환자 발작에 기응환·포룡환 복용 안된다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5-25 오전 6:00:00
얼마 전 진료실을 찾은 한 환자의 부모는 아이가 뇌전증(간질)으로 경련 발작이 반복될 때마다 포룡환을 먹였다고 한다. 더욱 심각했던 것은 아동이 경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멈출 목적의 응급약으로 포룡환이나 기응환을 복용시키곤 했다는 것.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이는 구토를 하며 기응환이나 포룡환을 뱉어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역으로 경련으로 연하작용이나 호흡작용이 불안정할 때 환약을 먹인다면 이는 기도로 넘어가 폐렴을 유발하는 응급상황을 초래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기응환이나 표룡환은 전통적으로 아동의 경기를 치료하는 약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경기(驚氣)'라는 한자어는 '간질성 경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주로는 정신적 불안정 증세로 깜짝 놀람이 반복되는 현상인 '놀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응환이나 포룡환의 주된 효과는 놀라는 경기 후에 나타나는 불면증세, 짜증증세, 과흥분 증세 등의 진정을 목표로 투약된다. 즉 경련 자체를 진정시키는 응급효과는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니 경련을 하고 나서 그날 밤 아이가 놀라며 잠투정이 심하다면 일시적으로 진정을 목적으로 복용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경련 때마다 경련진정을 목적으로 투약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물론 그 중에는 약간의 항 경련작용이 있지만 이 효과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기에 급하게 일회적인 복용을 해도 경련 억제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간혹 뇌전증의 경련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민간요법의 연장으로 손에 피를 내거나 기응환, 포룡환을 복용시켜 경련 진정을 의도하곤 한다.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치료법이고 오히려 기도 흡입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게 되니 피해야 한다. 그리고 아동의 간질 발작의 상태에 따라 응급조치 방법을 의료진과 잘 의논하여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경원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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