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대우조선, 생존 어렵다”…독자 생존 전략은?

"대우조선 회계법인에 엄중한 조치 취하겠다"

입력 : 2016-10-13 오후 4:09:34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가 국내 대형 조선사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생존이 힘들다고 결론 내리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빅2'로 재편하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맥킨지는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컨설팅 결과를 막판 검토 중이나, 대우조선해양 등의 반발로 최종 보고서를 내지 못했다. 보고서 초안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020년까지 3조3000억원 가량의 자금 부족으로 자력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조선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국내 조선업이 해양플랜트가 부실의 원인으로 꼬집었으나, 사업 비중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걸 전제로 삼았다. 
 
특히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을 토대로 분석한 뒤 오는 2020년까지 10%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은 각각 1%~4%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비해 양호한 영업이익률이지만, 여전히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6월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주관하고, 조선 3사가 비용을 지불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애초 지난 8월 결론을 낼 예정이었으나, 업계 반발로 한달 넘게 지연되면서 구조조정에도 차질을 빚어왔다. 정부가 이달 말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맥킨지 보고서가 어느 정도 반영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제는 맥킨지 보고서에 “대우조선해양이 독자생존이 어려워 빅2 체제로 국내 조선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2일 즉각 맥킨지 보고서를 근거로 보도된 내용이 왜곡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연내 임직원 1만명 이하로 축소하는 등 신속하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말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접수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되면 분사를 통해 2000여명 가량이 빠져 나가게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자구안의 일환으로 기존 5개의 플로팅 도크 중 2기에 대해 이미 매각을 완료했다. 또 플로팅 도크 3기 등 매각을 비롯해 추가적인 설비 축소는 현재 보유 중인 수주잔량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 유연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는 터무니없는 가정 하에 진행됐고, 조선사의 향후 전략과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사항이 많다”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고서 내용을 떠나서 대우조선이 독자 생존 가능한지가 여부다. 정부도 맥킨지 보고서를 떠나서 자체적으로 자국의 조선산업 운명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민간 컨설팅 업체에 명운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혈세 투입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어 자구안이 설득력을 발휘할 지 최종보고서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대우조선의 회계감리 결과 분식회계가 최종 확인되면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에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분식회계 혐의는 현재 감리 중"이라며 "회계법인의 책임이 확인될 경우 최대 영업정지까지 가능하고, 담당 회계사는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가 국내 대형 조선사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생존이 힘들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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