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송도 공장 '램시마' 미국 진출 준비 한창

3공장·증설 완료 후 31만 리터 생산…화이자와 론칭 협의중

입력 : 2016-10-17 오전 6:00:00
[송도=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13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068270) 공장은 '램시마'의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2공장의 3층으로 올라가 수많은 보안문을 통과하자, 벽의 투명창으로 단백질의약품을 생산하는 '바이오리액터'와 수많은 파이프라인이 보였다. 윗칸부터 아래칸까지 순차적으로 24리터, 120리터, 600리터, 4500리터의 바이오리액터가 자리했다. 바이오리액터는 세포를 키우는 일종의 배양기다.
 
바이오리액터에서 배양된 세포주로부터 항체를 생산한 뒤 원심분리기를 통해 필요없는 세포는 버리고 항체만 분리하는 과정을 통해 단백질 의약품이 생산된다. 셀트리온의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것이다. 항체를 분리하고 남은 세포 찌꺼기를 걸러내고 세척하는 커다란 탱크와 정수시설도 볼 수 있었다. 정수에 필요한 물 역시 일반 물이 아닌 고도로 정제된 물을 필요로 한다.
 
공장을 둘러보며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총 10명의 직원도 보지 못했다. 세포주로부터 필요한 항체를 분리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세팅하는 것은 사람(엔지니어)의 몫이지만, 그 다음 과정은 세포가 전담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포가 항체를 생산하기 전 세포주와 공정 및 제품 개발과정이 바이오시밀러 생산의 핵심기술인 셈"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첫번째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 1분기까지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30% 이상을 대체했다. 올 연말까지 40~50%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미국 공략만 남은 셈이다. 지난 8월에는 얀센과 물질특허 분쟁에서 승소하면서 미국 론칭을 위한 장애물(허들)이 모두 제거됐다. 셀트리온은 현재 판매 및 영업을 맡은 화이자와 램시마 론칭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는 미국 사보험 관리업체인(PBM)와 가격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셀트리온은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램시마를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을 방문한 이날 마침 셀트리온의 신입 및 경력직 채용 면접이 이뤄지고 있었다. 1공장과 2공장 1층 미팅룸 곳곳에서 면접이 진행되고 있었다. 헐레벌떡 뛰어오며 면접 장소를 묻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부터 검정 정장을 빼입은 긴장한 얼굴의 청년까지 다양한 얼굴이 셀트리온의 입사를 기대하며 면접을 준비중이었다. 2000년 셀트리온 창업 당시 직원은 고작 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11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10% 이상씩 직원을 증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부지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했다. 셀트리온 부지는 총 19만712 ㎡ (5만7690평)로, 축구장 26개의 크기와 맞먹는다. 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트로 공장 부지를 둘러보았다. 연구소와 공장들이 부지에 자리해 있었고, 사이사이에는 각종 조경시설과 산책로 등이 채워져 있다. 부지 곳곳에 산책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이 보였다.
 
공장과 사무동이 자리한 1공장 부지 왼편으로는 백신연구소가 자리했다. 백신연구소는 최근 2상에 돌입한 항체 인플루엔자 치료제(CT-P27)를 개발한 곳이다. 1공장 뒷편으로 빈 부지가 나타났는데, 공장 및 연구소 등의 증설을 위해 남겨둔 공간으로 보였다. 2차선의 길을 건너자 다시 셀트리온 캠퍼스가 펼쳐졌다. 2공장과 곧 착공하는 3공장 부지가 자리했다. 3공장은 2019년 완공돼 2021년 상업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총 17만 리터의 추가 증설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현재 1공장(5만리터)과 2공장(9만리터)에 이어 12만리터의 3공장 건립과 1공장의 5만리터 증설을 마치면 셀트리온의 총 생산설비 규모는 31만 리터에 달하게 된다.
 
셀트리온의 모든 설비는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의 cGMP인증 및 유럽 식품의약청(EMA) GMP기준에 따라 설계·건설됐다. 공정과 설비가 매뉴얼과 기준대로 잘 지켜지는지 검사하기 위해 해외 관련 기관들의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감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은 복제약에 대해 관대해, 바이오의약품 역시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바이오시밀러 마케팅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발판 삼아 미국에서도 램시마가 선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2공장 내부에는 윗칸부터 아래칸까지 순차적으로 24리터, 120리터, 600리터, 4500리터의 바이오리액터가 자리했다. 사진/셀트리온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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