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술자리…관절·간건강 '위험'

뼈 손상으로 엉덩이 통증…지방간은 간경변으로 악화

입력 : 2016-12-28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술자리가 부쩍 늘어나는 연말이다. 술을 많이 먹을 수록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술로 인해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통풍에 걸릴 수도 있다. 힘찬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술로 인해 생기는 각종 질병과 주의해야 할 점들을 짚어본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의 상단부인 대퇴골두가 혈액순환이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과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썩는 병이다. 주로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과다한 음주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힘찬병원에 따르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남녀 비율은 남성이 69%, 여성이 31%였으며, 남성들은 잦은 음주에 노출돼 있는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 속에 끈적끈적한 콜레스테롤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하면서 미세 혈관들을 막아 괴사를 유발한다. 얇은 모세혈관이 연결되어 있는 대퇴골두는 그 숫자가 적어 혈액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쉽게 괴사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해 골반뼈가 손상되면 갑작스럽게 엉덩이와 사타구니에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 악화되면 대퇴골두가 괴사로 인해 모양이 변하면서 관절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고, 한쪽 다리가 짧아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고관절 뼈가 괴사되면 정상적으로 몸의 하중을 견딜 수 없어 미세구조에 골절이 생긴다"며 "X-ray 검사만으로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의 진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허벅지 안쪽 통증을 느끼는 음주가들은 양반다리가 불편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말연시 과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또 하나의 질환은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음식물에 포함된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요산이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몸 내부에서는 요산을 분해할 수 있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소변을 통해 말끔하게 배출되어야 한다. 이때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면 체내에 남게 된다. 안주로 먹게 되는 육류에 퓨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음주를 하면 혈액 속의 요산 농도를 높이면서 통풍이 생길 수 있다. 통풍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이 쌓여 딱딱한 혹처럼 변하기도 하는데 관절 주변이 솟아 오르고, 만성통증이나 관절 변형까지 일어날 수 있다.
 
통풍은 초기 치료가 쉽지 않다. 통증이 생겼다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때문에 통풍 증상이 처음 나타났을 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간과하는 일이 많다. 통풍에 걸리면 주로 엄지발가락이 붓고 아파 걷기가 힘들어 진다. 초기에는 관절 한군데에서만 통증이 간간히 나타나다가 오랜 기간 진행되면 관절 전체가 붉게 부어 오르고 열이 동반되며,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통풍이 재발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재발하는 주기가 짧아지면서 하나의 관절에서 발등, 발목, 무릎, 손, 손목, 팔꿈치까지 확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통풍의 특징적인 증상은 매우 고통스러운 엄지발가락 관절의 급성 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술자리를 즐기는 중년 남성이라면 엄지발가락 통증을 방치하면 안되며 평소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 및 물을 많이 섭취해 요산 배출이 원활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술이 과하면 간 건강도 해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일컫는다. 애주가의 80~90% 정도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소주 반 병 이상을 일주일 동안 지속적으로 먹으면 일시적인 지방간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간이 생기면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간이 비대해지기 때문에 갑자기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복부 오른쪽 위 부분에 묵직한 불편함이나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다. 이를 방치하게 되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으로 악화돼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잦은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 질환을 막기 위해 먼저 적정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1회 적정 음주량은 소주의 경우 ▲남성 5.9잔 ▲여성 2.8잔, 맥주는 ▲남성 5.6잔 ▲여성 2.9잔이다. 소주 한 병 기준으로 알코올을 모두 해독하기까지 8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과음한 뒤 2~3일은 금주를 통해 간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연말연시 늘어나는 술자리에 간과 관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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