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면 자폐증·아스퍼거증후군 의심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7-02-14 오후 5:52:05
아스퍼거증후군 사람들과 인터뷰한 보고를 들어보면 자페증 환자들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일을 하는 상황 자체가 고통스럽다고 한다. 언어 표현이 불가능한 중증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도 새로운 사람과 접촉하는 장면을 보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사람과의 접촉을 기피하는 자폐증 환자들의 특징을 때로는 히키코모리와 비교하기도 한다. 세상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히키코모리의 대부분은 고기능자폐증이 일종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히키코모리의 경우는 소통자체가 선천적으로 불능인 것이 아니라 소통을 기피하는 것이라 자폐증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는 사람과의 접촉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환경 변화를 무서워하고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그에 맞추어 시각적인 처리와 청각적인 처리 그리고 운동감각적인 처리 등을 새롭게 처리해야 하는데 스스로의 감각을 통합적으로 조절하기 힘든 자폐증 환자들에게 이는 매우 힘든 과정이다. 
 
비유하자면 맹인이 매일 다니던 길을 습관처럼 다니다가 전혀 새로운 길을 도움 없이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졌다고 상상해보라. 당연하게도 신경은 곤두서며 혹시나 위험상황이 있을까 두려울 것이다. 자폐증 환자들도 환경이 바뀌면 유사한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시각적인 색깔과 형상, 전혀 새로운 소리들, 그리고 어떻게 걷고 어떻게 움직여야 될지 모르는 새로운 상황들. 
 
물론 감각적으로 과둔한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 정반대의 행동양식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폐증 환자들이 변화된 환경을 거부하는 이유는 이와 같다. 그 중 사람들은 가장 어려운 존재이다. 사물의 움직임은 조금만 관찰하면 같은 패턴을 보이기에 적응이 점차 수월해진다. 그러나 사람은 자폐증 환자들이 예상할 수 없는 패턴의 움직임과 소리를 내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사람과 접촉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공포인 경우가 많다. 
 
변화된 환경을 만들어주면 맹인을 안내하듯이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새로운 사람과의 접촉을 유도하려면 그 만남을 즐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반복된 과정을 거치며 자폐증 아동들은 세상의 변화에 좀 더 쉽게 적응해 갈수 있게 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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