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회생 청신호? 1분기 수주량 급증

LNG선·초대형유조선 수주로 숨통…수주가뭄 해갈엔 역부족

입력 : 2017-04-05 오후 4:09:38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1분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LNG선 발주가 이어지면서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수주 가뭄이 지속, 회생의 청신호로 단정하기에는 어렵게 됐다.
 
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260만2500DWT로, 지난해 1분기 75만7618DWT 대비 3.4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수주량이 급감했다. 중국은 841만5080DWT에서 306만1200DWT로 63.6%, 일본은 93만807DWT에서 57만2300DWT로 38.5% 줄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수주량 역시 1040만8887DWT에서 778만1508DWT로 25.2% 감소했다. DWT(재화중량톤수)는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로, 얼마나 많은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지 배의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척 수 기준으로는 한국이 지난해 9척에서 올해 22척으로 증가한 반면 중국은 59척에서 58척, 일본은 23척에서 8척으로 감소했다. 수주실적이 엇갈리면서 한·중·일 세 나라의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1분기 한국의 점유율은 7.3%로 중국(51.1%)과 일본(9.4%)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23.9%로 3배 이상 급증하며 28.5%를 기록한 중국을 바짝 추격했다. 일본은 지난해 1분기 절반 수준인 4.7%로 점유율이 위축됐다.
 
 
3국간 희비는 기술력에서 판가름 났다. 한국 조선소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선(LNG)과 초대형유조선(VLCC) 발주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포함)은 VLCC 4척, LNG선 1척, LNG 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1척, 중형 유조선 4척 등 10척, 금액으로는 10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2척, VLCC 2척 등 4척(5억2000만달러), 삼성중공업은 FPU(부유식원유생산설비) 1척, LNG-FSRU 1척 등 2척(2억3000만달러)을 각각 수주했다.
 
3사가 1분기 수주한 16척의 선박 중 14척(87.5%)이 LNG선 또는 유조선이었다. 특히 LNG선은 북미 셰일가스 생산량 확대와 호주, 동아프리카 해상 유전 개발 등으로 향후 발주 전망도 밝은 편이다. 클락슨은 올해 대형 LNG선 발주량 14척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이 36척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선종의 호전에도 불구, 시장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발주가 부진하면서 전체 조선업 시장은 여전히 침체된 모습이다. 1분기 말 기준 전세계 조선 수주잔량은 2억206만1265DWT로, 2004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 역시 4315만6439DWT(408척)로, 200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선가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2월 말 기준 클락슨 선가 지수는 122로, 200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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