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1.7조원 미국 보톡스 시장 출사표

나보타 FDA 허가신청 접수…국산 바이오의약품 4번째 도전

입력 : 2017-05-18 오후 3:41:21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069620) '나보타'가 1조7000억원 규모 미국 보톡스 시장에 허가신청을 접수했다.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미국 허가신청은 나보타가 4번째다. 증권가에선 나보타로 약 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이 지난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나보타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20개월 이상 소요되는 FDA의 시판 검토 기간을 감안하면 2019년 초에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세계 최고의 의약품 검사·인증 전문기관으로 꼽힌다. FDA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전세계적으로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는다. FDA가 전세계 제약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관문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국산 바이오의약품 중에선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램시마'로 2014년 미국에서 최초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램시마는 2016년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바이오의약품은 램시마가 유일하다. 이어 SK케미칼이 바이오신약 '앱스틸라', 녹십자가 혈액분획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으로 각각 2015년 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두 제품에 대해 허가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제약업계의 R&D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장 진입에 그치지 않고 상업적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미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약효가 우수한 데다가 가격이 저렴해 미국 보톡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엘러간 '보톡스'와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 엘러간 '보톡스'는 미국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우수한 현지 파트너사도 강점이다. 나보타의 미국 현지 파트너사는 알페온이다. 알페온은 스트래스페이크라운의 자회사다. 스트래스페이크라운은 미국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의사들이 지분을 투자해 만든 사모투자사다. 회원수는 올해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1000명의 의사가 1인당 1년에 2억원 정도 매출을 일으킨다고 가정하면 (나보타는) 최소 2000억원의 매출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보타가 많이 팔릴수록 스트래스페이크라운로부터 수익금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처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면 전세계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웅제약은 나보타로 유럽, 남미 등 60여개국과의 해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태국, 필리핀, 중남미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세계 보톡스 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들 중에서 대웅제약이 가장 진입 속도가 빠르다"며 "미국에서 독점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엘러간에게 대웅제약의 등장은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이 2014년 '나보타'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웅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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