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호 첫 방미…유통업계도 대거 동행?

롯데 신동빈·CJ 손경식 참가 유력…적극적 '발 맞춤'

입력 : 2017-06-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 일정에 청와대가 대기업 총수들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순방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총수의 동행 여부를 언급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인 만큼 요청이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골목상권 이슈 등 새 정부 들어 더 부각된 규제 이슈로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새 대통령과 일종의 '상견례'나 다름없는 이번 순방 일정에 적극적인 협조 의지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재 미국 상공회의소와 세부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순방 날짜와 장소, 일정 등을 정한 다음 경제사절단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달말로 예정된 순방 일정에 맞추기 위해 경제사절단 후보군을 추려 미리 참석의사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사절단 모집 공고가 나가기 전에 진행하는 사전 준비작업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새 정부 들어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인 미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인 만큼, 기업별 미국 현지 사업과 투자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참석여부를 검토 중이다.
 
역대 대통령의 방미 경제 사절단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해왔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5월엔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003550)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 등 31명이 동행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2008∼2011년 세 차례 방미 일정에 20명 안팎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2013년 5월 첫 방문 때는 51명이었지만 2015년 10월에는 3배가 넘는 166명이 미국으로 향했다.
 
유통업계도 대통령과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엔 그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꾸준히 참여해온 인물이다. 사상 최대 사절단 규모를 자랑했던 지난 2013년 방중 경제사절단엔 '한류' 바람을 앞세워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 박성경 이랜드월드 부회장을 비롯 패션·뷰티업계 수장들도 대거 동행한 바 있다.
 
한편 방미 경제사절단 구성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참가가 유력시 되는 유통업계 인사들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룹 총수 중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참가가 유력시 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대한상의로부터 참가 의향서를 전달 받고 신 회장의 참가 신청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첫 방미 순방인만큼 참가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대한상의에 전달했다"면서 "다만 최종 사절단 구성은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가여부를 못 박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검찰 수사 종료 후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된 직후인 지난 4월 말 첫 해외출장지로 삼은 곳이 미국이었다.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미국 액시올사와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방미 일정 참가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재현 회장은 건강상 무리가 있고 평소 경제사절단 동행에 손경식 회장이 참석해왔던만큼 관례대로 손 회장이 이번 방미 일정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번 방미 일정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은 현지 사업 중심으로 참가 기업이 결정되는데 신세계의 경우 미국에 특별한 투자 이슈가 없어 이번 일정엔 동행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은 트럼프 미국 정부의 통상정책 압박 등 이슈가 맞물린 만큼 지난 정부보다 큰 규모로 구성될 전망"이라며 "새 정부 규제 이슈와 맞물린 유통업계 역시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미 경제사절단 동행이 거론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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