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새 정부 들어 ‘스펙 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채용’ 등 노스펙 또는 탈스펙 채용이 채용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3일 사람인에 따르면 자사회원인 구직자 336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77.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스펙에 의한 선입견을 배제할 수 있어서’(58.1%, 복수응답), ‘실무에 필요한 역량에 집중할 수 있어서’(53.1%), ‘학벌, 나이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돼서’(46.5%), ‘스펙에 시간, 돈을 허비하지 않아도 돼서’(30.8%), ‘부모 직업 등 배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어서’(30.4%) 등으로 주로 스펙에 의해 평가 받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추세로 최근에는 중견기업에서도 스펙보다 역량을 더욱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도입하면서 블라인드 채용 트렌드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스펙을 배제하는 대신 오디션 등의 이색 면접으로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사람인, 올해 신입사원 공채 전 전형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
사람인은 취업포털 1위 브랜드로서 공정하고 선진적인 채용에 앞장서기 위해 이달 19일부터 시작한 신입사원 공채에 ‘노스펙’, ‘오디션’ 방식을 도입했다. 이번 공채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노스펙 오디션 ▲인성면접의 순으로 진행된다. 서류전형은 ‘스펙 없는 이력서’로 이름,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직무역량 중심의 자기소개서만 제출하면 된다. 다음 전형인 노스펙 오디션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그룹단위의 프레젠테이션 면접 및 심층면접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지원자의 직무 역량 및 논리적 사고력, 목표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 등을 평가한다. 채용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공정한 방식으로 선발하고, 더 많은 구직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 이번 블라인드 채용 방식 도입의 목적이다.
▲샘표, 이색 면접으로 태도 등 평가
샘표는 2017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성별, 나이, 출신학교, 학점, 어학점수, 전공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채용은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실무진·임원·요리·젓가락 면접) 순으로 이뤄졌다. 특히 샘표는 이번 채용에 국내 최초로 ‘젓가락 면접’을 도입했다. 젓가락 면접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 모습을 관찰해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음식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 파악하기 위한 전형이다.
▲제주항공, SNS 통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 도입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신입과 경력직 200여명을 일반, 어학특기자와 함께 열린 채용 방식인 ‘재주캐스팅’ 방식으로 선발했다. 재주캐스팅은 나이, 어학점수, 자격증 등의 조건을 완전히 배제하는 블라인드 전형으로, 지원 및 평가 채널로 소셜네트워크인 인스타그램을 택했다. 인스타그램 영상 지원을 통해 지원자들이 역량을 자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전형은 1차에서 서류제출이나 기타 평가 없이 영상심사로만 이루어지며, 2차 임원면접으로 최종 채용이 결정됐다.
▲이베이코리아, 하계 인턴 모집 서류심사 블라인드 적용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에서 근무하는 하계 인턴 채용에 탈스펙 심사를 도입했다. 이번 채용에는 서류전형 시 출신학교 등 해당 정보를 가리고 선발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놓고자 하는 취지로 탈스펙 심사를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람인 인사팀의 문경철 팀장은 “블라인드 채용은 스펙에 가려 보이지 않는 지원자들의 역량을 더욱 심도 있게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다”라며, “구직자는 스펙보다 역량에 집중하고, 기업은 직무에 최적화 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이러한 채용 방식을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를 찾은 대학생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