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게 금융시장에 경쟁과 혁신을 불어넣는 ‘혁신 플레이어’ 역할을 주문했다.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고 있는 금융사들에게 했던 질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 금융산업의 앞날을 선도하고 금융시장의 판을 바꿔 나가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중은행보다 저렴하고 업계 최대 한도액의 대출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뱅크 출범으로 금융사간 경쟁을 통한 소비자의 금융혜택을 기대한 것이다.

 

하루 전 기자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시중은행들이 국민은행처럼 ‘가계대출 전담은행’이 된 것을 두고 보는 게 정부 당국의 역할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3대 화두로 강조한 바 있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핀테크와 같은 혁신적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금융업과 연관 산업에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3년간 약 1900억원 규모의 IT·연구개발 투자를 계획 중으로 해당 부문에서만 총 1800명 수준의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서민층 등을 대상으로 ‘한 자릿수 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등 금리 단층현상으로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중금리 대출 시장도 두터워질 것"이라며 "연령·장애 등에 구애받지 않고 더 많은 수요자가 더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현재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은산분리에 대한 제도적 완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은 "카카오뱅크가 한강 언저리인 세빛둥둥섬에서 출범식을 갖는 게 정부와 국회에 제도 뒷받침 없다고 항의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여러 논란이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국회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입법을 하고 규제를 철폐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으며 의결권은 이 중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인허가 전반의 제도개선 등을 통해 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춰 다양한 신규플레이어의 진입을 촉진하겠다"며 "금융혁신 지원을 위한 특별법(가칭) 등을 법·제도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뱅크는 출범식에 앞서 오전 7시부터 은행 영업을 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수준의 파격적인 해외송금비용, 평균 60초내 최대 300만원 한도 대출, 업계 최대인 1억5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 등 기존 시중은행 및 케이뱅크와 차별화 된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