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상외교 마치자마자 지진·인사 등 국내 현안 골몰

수능 끝난 뒤 포항 지진현장 방문할 듯…홍종학 중기부 장관 후보자 임명 고민

입력 : 2017-11-19 오후 5:16:1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등 정상외교를 마무리한 문재인 대통령이 포항지진과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후속 조치 등 당면한 ‘내치’ 문제 해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문제와 적폐청산 등 문 대통령 앞에 대기한 다른 현안도 산더미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특별한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에 머무르며 참모진으로부터 포항지진 관련 상황과 수능연기 후속조치 등에 대해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한 이후 7박8일간의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및 시진핑 중국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 슈퍼위크’를 무사히 마치고 15일 귀국했다. 견고한 한·미 동맹 재확인,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의 협력강화, 한·중 관계 해빙 등 적잖은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귀국 당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 지금까지 그 여진이 이어지면서 숨돌릴 틈조차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해 포항지진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수험생 안전문제와 수능 공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다음날(16일) 수능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상 초유의 수능 일주일 연기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지진과 현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현장 방문은 수능이 치러지는 23일 이후에나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청와대 측은 주말기간 방문을 검토했으나, 대통령의 방문이 오히려 현장의 초동 수습 및 복구 작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보류했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20일(월요일) 수보회의, 21일(화요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포항지진과 수능 연기에 대한 대국민위로 메시지를 발표하고 추가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진과 수능 연기 외에도 인사문제도 중요한 현안이다. 20일은 문재인정부 내각의 ‘마지막 퍼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일의 최종 기한이다.
 
홍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지난 13일 야당의 반대 속에 불발됐고, 아직까지 여야 입장차가 뚜렷해 채택이 이뤄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문 대통령은 보고서 채택이 끝내 무산될 경우 직권으로 홍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지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등 4명을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선례가 있다.
 
정부출범 반년이 넘도록 1기 내각이 완성되지 못한 상황을 감안해 임명강행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야권의 강력한 반발로 여야 협치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당장 국회에서 심사 중인 내년도 예산안 및 개혁법안 처리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및 임명동의 문제와 현재 청와대가 인사검증 중인 신임 감사원장 문제도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후임 인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다양한 외교·안보 이슈 역시 문 대통령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 오는 22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3박4일간 국빈 방한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국빈 손님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23일 정상회담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방한 기간 국회를 방문해 연설할 계획이다.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정상을 국빈 초청해 미국 대통령 급으로 예우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균형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기존 4강 중심의 외교를 탈피하고,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 및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지확보 등 다차원의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이외에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으로 귀순해온 북한군 병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향후 방침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9월15일 이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되는 등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북한군 병사 문제가 남북관계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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