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아동, 뇌조직의 가지치기 안 되는 이유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8-05-12 오전 6:00:00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뇌 조직은 이상증식이 진행된다고 한다. 특히나 뇌의 표면인 피질의 성장 속도가 빨라 뇌 성장 속도를 기반으로 자폐증 예측 도구를 만드는 시도까지 등장하고 있다.
 
에릭 쿠르센 박사는 사망한 2~16세 자폐증 아동 7명과 같은 연령대의 보통 아이 6명의 뇌를 부검한 결과 복합사고, 언어, 사회행동 등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의 뉴런 수가 자폐아의 경우 보통 아이들보다 평균 67%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보통 아이들은 전전두엽의 뉴런 수가 약 11억 600만 개인데 비해 자폐아는 19억 4000만 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 아동들은 주로 기능적 문제가 생기는 언어 영역, 사회행동 영역에서 뇌세포의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다. 뇌세포의 수는 뇌의 잠재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나 전전두엽은 진화적으로 인간에게 최근 형성된 뇌 조직 영역이다. 결국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전전두엽은 아주 우수한 지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부분이다.
 
뇌세포의 증식은 이미 태중에서 만들어진다. 출생 후에 새로 만들어지는 뇌세포가 있다고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다. 결국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뇌세포는 우수한 기능수행이 가능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뇌조직의 성장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뇌세포의 숫자가 아니다. 이상증식 속도를 보이는 것은 뇌세포 간의 연결을 담당하는 시냅스인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 자폐연구재단인 ‘Autism Speaks’는 자폐증 환아들의 뇌 조직에서 너무 많은 시냅스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폐증을 가진 아동들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신경 세포 간의 연결인 시냅스가 과잉으로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쥐 실험을 통해 시냅스의 가지치기를 도와주자 쥐들의 자폐적 행동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시냅스의 과잉증식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시냅스의 형성은 외부 자극에 대한 결과물로 형성된다. 자폐성 장애에서 나타나는 감각처리장애의 패턴은 감각된 정보의 과다한 양이 뇌간에서 약화되지 않고 그대로 대뇌조직에 전달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뇌조직의 시냅스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또 다른 의미는 시냅스의 제거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뇌조직의 불필요한 시냅스는 뇌조직의 성장 과정에서 시냅스를 제거하는 가지치기 과정을 통해 제거된다. 결국 정상적인 가지치기가 진행되지 못하면 시냅스가 과도하게 존재하게 된다.
 
뇌조직의 가지치기는 뇌 내의 면역반응에 의해 진행된다. 즉 인체에서 불필요한 조직의 제거는 면역반응에 의해 이루어진다. 뇌 내의 시냅스 가지치기 역시 면역반응이다. 결국 자폐 아동의 뇌에서는 시냅스의 이상증식만 진행되고, 적절한 면역반응은 진행되지 못하여 자폐증이 고착되어가는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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