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사람 중심이 강점"

케임브리지 AI 센터 핵심 리더, 마야 팬틱 교수 "얼굴만 봐도 인지할 수 있는 수준 목표"

입력 : 2018-09-06 오후 12:17:48
[런던=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연구의 강점은 '이용자 중심'에 특화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난 마야 팬틱 임페리얼대 교수는 삼성전자의 AI 연구 현황을 한 마디로 이 같이 설명했다. 마야 교수는 삼성전자의 해외 AI 거점 중 한 곳인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핵심 연구진 중 한 명으로, 얼굴·행동 분석을 통한 감정인식 AI의 대가다.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 핵심 리더 중 한 명인 마야 팬틱 교수가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재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센터에서 삼성전자의 AI 연구 방향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세트부문의 선행 연구를 담당하는 DMC 연구소와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를 만들었다. 이후 기존의 22개 삼성전자 해외 연구소와는 별개로 한국을 포함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 기반 기술과 인재가 풍부한 5개 지역에 AI 거점을 마련했다. 이 중 마야 교수가 몸 담고 있는 케임브리지 AI 센터는 지난 5월22일 문을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가 센터장을 맡았고, 마야 교수 등이 중심이 돼 AI 선행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케임브리지를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은 영국이 기초 수학·자연 과학에 대한 역사가 깊고 좋은 학교와 인재가 많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등 주요 AI 관련 기업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영국의 실리콘밸리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고려가 됐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인공지능화 하여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철저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저 센트릭(User Centric)' ▲지속적으로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올웨이즈 러닝(Always Learning)'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를 지원하는 '올웨이즈 데어(Always there)'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올웨이즈 헬프풀(Always Helpful)'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올웨이즈 세이프(Always Safe)'를 이루고자 한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의 해외 AI센터들은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연구분야를 선정하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 한국 센터가 총괄 역할을 하고 실리콘밸리는 음성(voice), 토론토는 시각(vision), 모스크바는 가상현실(VR)에 특화돼 있는 식이다. 케임브리지 센터는 인간 중심(human-centric)의 연구를 진행한다.

인간 중심의 연구는 곧 인간처럼 통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사람의 음성과 얼굴 표정, 고개를 움직이는 정도 등 다양한 표현을 실시간·종합적으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 표정은 인종,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연령, 성별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모든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이러한 기술이 제품에 적용될 경우 사용자의 표정만으로도 기기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길 원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노인들의 치매 혹은 우울증 등의 질환에 걸릴 사전 징조를 예측할 수도 있다.
 
기기가 사람의 미세한 감정까지 인식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감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기가 스스로 감정을 갖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마야 교수는 "현 수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의 기술은 감정을 이해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스스로 감정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특징점을 정의하고 이를 이해하는 단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해나 인지의 단계가 완성되지 않고서는 나타날 수 없는 문제라는 얘기다.
  
런던=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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