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소아뇌전증 영아연축 통합치료 기회 포기 말아야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8-11-27 오전 6:00:00
며칠전 영아연축 진단 후 한방치료를 두 달간 진행한 환아가 내원했다. 한의사의 권유에 따라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은 채 한방치료만 시행해 연축이 많이 줄었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고 만족해했다. 다만 연축이 완전히 멈추지 않자 필자가 영아연축 치료경험이 많으니 연축을 완전히 멈추어 달라며 치료를 청했다.
 
아동을 검사를 해보니 인지발달의 중요한 징표인 눈맞춤이 전혀 안 되고 목가눔도 약하며 옹알이와 미소반응도 소실된 상태였다. 연축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아동의 발달은 장애가 고착되는 형태에서 전혀 차도가 없었다.
 
치료 두 달 때 아동의 눈맞춤이 전혀 안 된다면 아동의 발달이 정상발달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영아연축 치료 경험에 따르면 정상발달을 이룰 아이들은 치료 2주 이내에 눈맞춤이 정상화되고 옹알이와 미소반응도 정상화된다. 이렇게 초기 회복이 안 된다면 아동은 지적장애가 고착되어 가기 마련이다. 필자도 어쩔 수 없이 냉정하게 다음과 같이 얘기해야 했다.
 
안타깝지만 치료에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이제는 치료를 해도 아이가 정상발달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영아연축에 항경련제 없이 한방치료만을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한방양방 병행치료를 진행했어야 합니다. 이제는 정상발달 할 욕심은 버리시고 아동이 장애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장애재활치료를 해야 합니다.”
 
난치성 소아뇌전증, 영아연축 치료의 관건은 조기치료와 양한방통합치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양방도 한방도 불완전한 치료법이기에 동시에 통합진료를 진행해야 경련도 조절되고 발달도 정상화된다. 통합진료도 골든타임이 있어 발병 후 한두 달 이내에 조기 개입해야 정상화 비율이 높아진다. 이 시기를 놓치면 발달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평생 지적장애 · 학습장애 아동의 굴레를 벗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한방 조기 통합진료를 방해하는 책임은 양방, 한방 양측에 모두 존재한다. 양방 신경과에서는 한방치료를 무조건 배격하며 항경련제 치료와 소론도를 이용한 면역치료를 진행한다. 이 치료를 통해 완치율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연축 경련만 억제될 뿐 발달장애, 지적장애가 고착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통합진료를 배격하기는 한의사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항경련제의 부작용만을 강조하며 한방치료를 통해 발달도 이루고 경련도 서서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원리를 소아뇌전증 환자들 뿐 아니라 영아연축 환자에게도 적용하여 항경련제 복용을 못하게 하고 한방치료만을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방치료가 항경련제에 비해 아동의 뇌발달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아연축은 매우 특수질환이다. 조기에 연축을 멈추지 못한다면 아동이 정상발달 할 가능성 자체가 차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영아연축 시기에는 한약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경련제 요법을 이용해서라도 단기간 내에 경련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를 놓친다면 한방치료만으로 영아연축 치료에서 아동을 정상발달 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영아연축 치료에 양방이나 한방이나 완벽하지 못하며 결함이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치료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 밖의 치료를 받을 기회를 보장해야한다. 스스로 아동을 정상아동으로 치료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다른 치료를 무조건 배격하는 것은 매우 비윤리적인 의료행위가 된다. 잘못된 의료관행이 교정되어 피해 받는 환자들이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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