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블록버스터 흔드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 바이오에피스 등 유럽서 글로벌 1위 휴미라 밀어내

입력 : 2019-01-28 오후 2:02:2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의 입지를 크게 흔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의 주요 제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럽과 미국 판매량 감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자리잡은 유럽 시장에 비해 보수적이었던 미국 시장 내 영향력이 두드러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연 매출 20조원이 넘는 미국 애브비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는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지난해 유럽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애브비는 25(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미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휴미라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13300만달러(14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물질특허가 만료된 지난해 10월 애브비와 특허분쟁을 매듭지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 산도즈, 마일란 등의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현지 휴미라 시밀러 시장의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위협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2023년부터 가능한 미국 시장의 4분기 휴미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점 역시 바이오시밀러의 영향력을 가늠케 하는 요소다. 애브비가 최근 휴미라의 유럽 약가를 최대 80%까지 인하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수년 째 글로벌 1위 매출 의약품을 수성 중인 휴미라의 올해 전망도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전체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독점권이 남아있는 만큼 여전히 시장 선두는 유지하겠지만, 바이오시밀러로 인해 6조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존재감은 미국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 23(현지시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9% 줄어든 366400만달러(41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 두 종뿐이다. 램시마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오리지널을 앞지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들이 비교적 일찌감치 자리 잡은 유럽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문도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어 국산 시밀러들의 성장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시장 성장에 따라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밀러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는 부분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진행 하고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