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탈시설 조기 완수' 걸고 서울시청 농성 돌입

"서울시 정책대로면 45년 걸려…답변 나올 때까지 자리 사수"

입력 : 2019-04-12 오후 6:22:0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역 장애인과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시에 완전하고 조속한 탈시설 정책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장애인 단체 네트워크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 장차연)는 12일 오후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며 서울시 관계자와의 면담을 병행했다.
 
이들이 서울시에 요구한 내용은 △탈시설 정책 10년 내 완전 실행 △탈시설 장애인 개인당 2년 동안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 △장애인 지원 주택 2020년 200호 반영 등이다.
 
서울시는 5년 동안 300명을 시설에서 빼내 지역사회에서 자립·정착하게 하는 탈시설 정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장애인 단체 등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반발해왔다. 서울시 산하 장애인 시설 중증장애인이 265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전한 시행에 45년 걸린다는 것이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오후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써붙인 메시지들. 사진/신태현 기자
 
면담을 하러 들어간 문애린 서울 장차연 공동대표 등은 서울시의 태도가 무성의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 대표는 "지난달 21일에도 서울시와의 면담에서도 동일한 요구안을 내밀어 오늘까지 답변 준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막상 이번에 다시 면담하니 '답변 준비하는 걸 잊고 요구안을 잃어보지도 않았다, 다음달 7일까지 답변 주겠다고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답변 나오는 날까지 반드시 이 자리를 사수하겠다고 말해줬다"며 "이 자리에서 판 뒤집는 투쟁하지 않으면 서울시는 영영 나아지지 않을 거 같다"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당사자들이 지역 정착 정책 필요성을 부르짖었다. 탈시설한 장애인 이건창씨는 "시설에서 30년 동안 저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그 누구 하나 무엇을 좋아하냐, 뭐 먹고 싶냐 물어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저 주는대로 먹고, 입혀주는대로 입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했다. 이유없이 혼이 나도 항의하지 못했고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탈시설한 지금은 먹고 싶은 거 먹고, 입고 싶은 거 입고, 제주도 여행과 야학 등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산다"고 말했다.
 
시청 벽에는 종이에 써 붙인 수백개의 메시지가 도배됐다. '탈시설 안해줄거면 시설에 같이 살자', '내 세금 시설에 쓰지 마라', '하루도 못 견디겠다', '45년 후면 93살', '편의점, e-마트, 롯데월드 난 다음 생에 가련다' 등이 있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오후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진행한 노숙 농성 돌입 기자회견 도중 농성 물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장애인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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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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