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치료, 문제행동 감소로 판단은 금물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9-06-19 오후 12:37:24
자폐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호전과 악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자폐증 호전의 기준을 문제 행동의 감소로 평가를 한다. 예컨대 의자를 돌린다던지, 팔짝팔짝 뛴다던지,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던지 하는 감각추구행동이 증가하면 문제행동이 증가하니 자폐가 악화된다고 이해를 한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들을 비교해보자.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빌 게이츠는 아스퍼거증후군인데 신나는 일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 새처럼 손을 흔들며 팔짝팔짝 뛰는 상동행동을 반복한다고 한다. 자폐아동에게 흔히 관찰되는 감각추구현상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필자가 치료한 자폐 아동 중에는 하루 종일 인형과 대화하면서 상상놀이만을 지속하는 아동이 있었다. 문제가 될 만한 행동도 없고 상상놀이 장면 그 자체는 매우 정상적이었다. 팔짝팔짝 뛰는 빌 게이츠와 인형 놀이만 하는 아이 중 누가 더 심한 자폐스펙트럼장애인가? 누가 중증 이고 누가 경증일까? 감각추구의 문제행동을 기준으로 하자면 빌 게이츠가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폐 증상이 심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감각을 추구하는 문제행동은 적지만 사람과의 교류 자체를 거부하는 인형놀이 아이는 심각한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보아야 한다.
 
결국 자폐 증상이 치료가 되고 있는지 악화가 되고 있는지의 기준은 환자가 보여주는 사회성 발달의 양상이 호전되고 있는지 아니면 정체되어 있는지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 감각추구행동이라는 문제행동은 아동의 심리 상태나 신체컨디션에 따라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문제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면 아이의 문제행동은 급속하게 제거된다. 그러나 자폐 증상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감각적 변화를 기준으로 호전과 악화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자폐 치료는 사회성 발달을 기본으로 호전과 악화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옳다. 과거에 발표된 자폐치료 논문들 중에는 <문제행동 체크리스트>라는 평가지를 통해 치료효과를 평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자폐를 치료하는 기관들의 사례발표 글들은 대부분 문제행동이 빠르게 줄었다는 것을 자랑하는 내용이 많다. 자폐라는 질환 자체를 문제행동의 소지자로 여기는 매우 낙후한 질병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폐 치료에 대한 무지의 결과이다.
 
자폐 치료의 기준은 사회성발달을 기본으로 평가해야 하며 그 도구는 ADOS, CARS. SMS 등과 같은 사회성 평가법을 이용해야 정확하다. 또한 사회성 발달의 평가는 한두 달의 임상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의 긴 시간의 과정을 통하여 변화가 측정될 수 있다.
 
자폐증 아동을 치료하며 정상적인 범위로 호전되는 아이들을 무수히 경험해보았다. 그 호전 과정을 지켜보면 감각적인 변화가 줄어드는 것은 초기에 급격히 나타나지만 완전히 소거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성 발달이 정상화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생활을 해도 버릇같이 감각추구행동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아동의 자폐를 구성하는 대뇌의 시냅스들이 완전히 소거되는 가지치기 과정이 매우 느리게 거쳐지면서 정상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감각추구 행동에 문제행동의 유무로 자폐증 호전과 악화를 평가해선 안 된다.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고 있는지 아닌지를 위주로 해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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