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겹악재에도 기업가치 상승

파이프라인 호재에 주가 급등…지속가능성 불안감 누그러뜨려

입력 : 2019-09-10 오후 3:04:32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불법 리베이트와 임상시험 파문에 이어 대표이사 구속이라는 악재에 시름하던 안국약품이 모처럼 이어진 호재에 웃었다. 줄지은 악재를 상쇄할 대형 호재까진 아니지만, 제약사 경쟁력 근간이 되는 파이프라인 관련 사안인 만큼 분위기 반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국약품을 상대로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의 제제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해 온 노바티스는 특허심판 2심 선고 직전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이에 따라 안국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선 처음인 202234일 이후 가브스와 가브스메트의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졌다. 현재 별도로 2심이 진행 중인 존속기간연장무효심판 승소 시엔 20219월 이후까지 발매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가브스와 가브스메트는 지난해 국내에서 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안국약품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7%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제피젠으로부터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 이전 계약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또 한 번의 급등이다. 지속적 처방이 필요한 당뇨 치료제와 높은 잠재력이 평가되는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 안국약품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이는 최근 90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적발을 비롯해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불법 임상시험, 이에 따른 어진 대표 구속 등 경중을 따지기 어려운 사안들에 시달려온 안국약품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는 평가다.
 
앞서 안국약품은 지난 7월 어진 대표이사 부회장 등 4명이 의사들에게 9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데 이어 같은 달 29일 불법 임상시험 사실이 알려지며 타격을 입었다. 특허 기간이 끝난 약품의 개량 신약 실험 시 자사 연구원들의 혈액을 채취해 사용한 것이 골자다.
 
특히 해당 여파로 지난 4일 어진 대표가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이 되면서 회사 운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회사 측은 어진 대표가 부친인 어준선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정상적 경영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고령인 어준선 회장(1937년생)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 경영은 어진 부회장이 전담해왔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아직 혐의와 관련해 확정된 사실은 없지만 수장의 구속 수사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하락한 매출과 적자로 돌아선 수익성에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형 투자 등의 의사 결정이 중요한 제약사의 대표 구속은 큰 부담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이어진 안국약품 호재가 중소 제약사 취약점으로 꼽히는 파이프라인 관련 사안을 재료로 기업 가치를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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