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해외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프라임으로 대표되던 이 시장에 애플TV+, 디즈니+가 차례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OTT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OTT 세 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당장 국내 OT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이들 공습이 본격화되기 전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OTT 디즈니+를 시작한다. 7500편 이상의 드라마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를 제공한다. 스타워즈와 마블 캐릭터가 나오는 오리지널콘텐츠도 제작해 서비스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한달에 6.99달러에 골라 볼 수 있다. 디즈니는 5년 내 유료가입자 8200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유료가입자는 1억5000만명이다.
디즈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OTT 디즈니+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애플은 지난 1일 월 4.99달러의 애플TV+를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선보였다. 사진/애플TV+ 홈페이지
앞서 애플은 지난 1일 월 4.99달러의 애플TV+를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선보였다. 더 모닝 쇼, 포 올 맨 카인드, 오프라 북클럽 등 다수의 자체 제작 콘텐츠, 다큐멘터리, 가족용콘텐츠를 갖췄으며, 약 40개 언어로 제작된 자막이 제공된다.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8개 언어로 제작된 음성 해설도 제공된다. 아이폰, 애플TV, 맥 등 애플의 하드웨어 구매자들은 애플TV+를 1년간 무료로 구독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콘텐츠 경쟁력은 디즈니에 다소 뒤처지지만, 애플은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1.8%로 3위다.
이들은 한국을 1차 출시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유료구독자가 중요한 서비스 특성상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곳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다.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OTT 불꽃 경쟁이 펼쳐지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가시적 변화가 당장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 OTT 공세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넷플릭스의 경우 OTT 서비스가 도입된 2007년 이후 한국에 출시되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대표 OTT로 자리잡은 바 있다.
지난 9월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시장관계자들은 한국형 콘텐츠 확산과 가격 경쟁력을 주요 포인트로 제시한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 자체 제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해당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과 규모 역시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에서는 웨이브가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카카오와 콘텐츠 미디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에 나서기도 했다. JTBC와 CJ ENM은 콘텐츠의 기획·제작 역량을 끌어올리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가격경쟁력도 중요해질 수 있다. 웨이브의 월 이용 가격은 제일 기본 모델이 7900원이다. 넷플릭스(최저 9500원) 대비 저렴하지만, 해외 OTT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가입자 확대와 투자금 확보로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고, 해외 OTT들이 국내 진출 시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형설될 수 있어 가격경쟁력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