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독자개발 신약, 영업도 직접한다

조정우 사장 "유능한 영업사원 모집"…미국 내 직판체계 구축키로

입력 : 2019-11-26 오후 3:30:05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바이오팜이 국내 최초 미 FDA를 통과한 독자 개발 신약 이정표를 세운 데 이어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한 영업전략을 공개했다. 추후 상장 가치와 직결되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시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현지 직판체계를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SK바이오팜은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엑스코프리 FDA 허가 기념 간담회를 통해 향후 미국 시장 출시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내년 2분기 출시를 앞두고 현재 완료단계에 있는 영업인력 확충 등을 마무리 해 '독자개발 신약의 직판체계 구축'이라는 또 하나의 최초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부다.
 
엑스코프리의 현지 판매 및 마케팅은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는다. 보험과 약가선정 등에 대한 사업 파트너들과의 논의를 비롯한 현재 마케팅 전략 수립을 완료한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한 영업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적은 수의 영업사원으로도 판매가 가능한 뇌전증 치료제 특성을 살려 100명 이상의 영업사원과 12개권역을 담당할 세일즈 디렉터를 통해 직접 영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기존 치료제들의 특허 만료가 임박한 상황이라 유능한 영업사원들의 이동도 잦아지고 있어 12명의 세일즈 디렉터 모집에 400명가량이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001년 후보물질 탐색을 시작해 2007년 신약 임상시험 신청(IND) 승인, 임상 1~3상 완료(2008~2018년), 신약판매허가 신청 및 승인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이끌어 낸 국내 최초 사례다. 여기에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가 선택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판매가 아닌 직접 유통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1억달러(약 7조1740억원) 수준인 전 세계 뇌전증 시장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인 54%에 이른다. 오는 2024년에는 미국 시장만 41억달러(약 4조8200억원)까지 성장해 단일 국가에서만 5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분 발작 치료제로만 허가받은 엑스코프리의 전신발작 추가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적인 수요 확대도 가능한 상황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글로벌 지역 진출 역시 준비 중에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은 미국처럼 직접 영업에 나서고 유럽지역은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와 판권계약을 맺은 상태다. 다만 이제 막 판매 준비 단계에 진입한 만큼 제품 출시가 본격화 이후 1~2년이 지난 시점에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엑스코프리 미국 승인 여부가 SK바이오팜의 상장 준비 최종 관문으로 여겨져온 만큼 향후 국내에서는 기업공개(IPO) 과정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엑스코프리 승인으로 인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최소 5조원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단숨에 대형 상장 제약바이오사로 증권시장에 입성하는 만큼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당장은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조정우 사장은 "(특별배당과 관련해)그룹 측으로부터 아직 정확하게 전달받은 것이 없다"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엑스코프리 미국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미국 진출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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