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M&A 조건부 승인

타사에도 케이블TV 동등 제공 등 조건 부과…방송분야, 방통위에 사전동의 요청

입력 : 2019-12-30 오후 4:35:3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M&A)을 조건부 승인했다. 
 
과기정통부는 30일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계열법인 포함) 인수·합병을 위해 지난 5월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한다고 밝혔다. 방송분야의 합병 변경허가 및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서는 심사위원회에서 조건 부과를 전제로 적격으로 판단함에 따라 합병 변경허가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전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M&A 심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과기정통부는 통신 분야에서는 SKB의 23개 권역(피합병인 티브로드 권역)에서 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사업자에게 케이블TV 상품을 SK텔레콤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유·무선 결합상품을 SK텔레콤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는 유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유·무선 결합상품에 대한 대응력이 낮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조건으로 알뜰폰 사업자들도 동등 결합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경쟁력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합병 이후 가입자 고착 효과가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의 결합상품에 대해 SKB는 합병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M&A 때 없었던 유선 부분 조건이 이번에 부과된 것은 SK텔레콤의 이동전화·결합상품 지배력이 크기 때문"이라며 "또 위약금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권리를 가입자들에게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케이블TV 가입자에 대해 SK텔레콤의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을 못하도록 했다. 또 양사가 주요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으므로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보완해 중요통신시설의 출입구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등을 조기 구축토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분야에서 방송사업자 법인(IPTV, SO)의 합병 변경허가(3건) 방송사업자(SO, 데이터홈쇼핑PP)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4건) 심사를 진행한 결과 조건부 승인 결정(755.44점 획득, 총점 1000점·승인 기준점 700점)을 내렸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합병이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의 실현을 통해 혁신의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점과 조건 부과를 통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IPTV가 SO를 합병하는 최초 사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IPTV와 SO간 회계구분, IPTV와 SO간 서비스 차별방지,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도 심사했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기존 요금감면 제도가 양사에 있는데 IPTV가 요금 확대 폭이 크다"며 "티브로드도 IPTV처럼 요금감면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른 변경허가 2건에 대해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향후 방통위의 의견을 반영해 변경허가에 대한 조건 등 상세한 심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SK스토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에 대해서는 상생협력 강화 필요성과 데이터홈쇼핑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편성 비율, 데이터방송 활성화를 위한 투자계획 수립 등에 관한 조건을 부과해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의 조건부 승인 결정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와 전문가 심사위원단의 결정을 존중하며 방통위 사전동의 심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로서의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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